다이애나 전영국왕세자비의 죽음을 추모하는 노래로 더욱 유명해진 영국의 세계적 팝스타 엘튼 존(50). 자타가 공인하는 「쇼핑 중독자」이기도 한 그가 지난 3년간 수집한 의상 1만벌을 에이즈치료 기금마련을 위해 28일 런던시내에서 베풀어진 특별바자에 쾌척했다.
지난 18일 에이즈 퇴치를 위한 그간의 공로로 「올리버 키스」 특별상까지 받았던 그다.
엘튼 존은 몰려든 기자들에게 『언젠가는 다시 나의 팬들에게 되팔아 기금마련을 염두에 두고 신경써서 의상을 구입했다』며 그의 광적인 쇼핑에는 심오한 뜻이 숨어 있었음을 고백했다.
이날 바자장을 찾은 수많은 시민들은 지아니 베르사체 등 최고급 브랜드셔츠를 단돈 40달러에, 화려한 디자인의 넥타이를 25달러에 구입할 수 있었다. 물론 엘튼 존이 아끼던 고급 정장 한벌은 3천5백달러에 팔리기도했다. 새벽부터 의상구입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정문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한 20대 남자는 『직장에 휴가까지 내고 왔다』면서 양손에 가득한 쇼핑백을 자랑스럽게 펴보이기도 했다.
바자의 한 관계자는 엘튼 존의 구두도 앞으로 특별전에 소개될 수 있다면서 구두수집에 관한 한 그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필리핀의 이멜다 마르코스만큼 구두를 사모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엘튼 존의 오랜 친구이자 에이즈퇴치운동가로 이번 특별전을 기획한 로버트키는 『40만달러 정도의 수익을 올려 에이즈 퇴치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엘튼 존에게 97년은 잊지 못할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가장 가까웠던 벗인 디자이너 지아니 베르사체와 다이애나를 충격속에 잃었기 때문이다.
〈김승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