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銀 신용추락…은행장들,외국돈 빌리려 줄줄이 출장

  • 입력 1997년 10월 25일 21시 30분


「이젠 체면이나 격식을 차릴 때가 아니다」. 시중 은행장들이 직접 가방을 들고 해외로 떠난다. 실무자선에서는 난망인 돈을 빌리기 위해서다. 최근 해외 출장길에 올랐거나 앞으로 떠날 예정인 은행장은 7명. 『올초만 해도 1년 이내 해외자금 조달은 대리 전결이었습니다. 서울에 가만히 앉아서 얼마든지 돈을 빌릴 수 있었죠. 지금은 해외지점장들이 발이 부르트게 외국은행을 찾아다녀도 헛걸음하기 십상입니다』(외환은행 관계자) 장철훈(張喆薰)조흥은행장은 지난 23일 홍콩에서 창립 1백주년 행사를 개최한 뒤 뱅크 오브 이스트아시아와 홍콩은행의 최고경영자를 만나 3억달러씩 지원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장행장은 27일부터 미국의 시티, BTC, 체이스맨해튼은행 등을 방문할 계획. 신명호(申明浩)주택은행장은 다음달 22일부터 뉴욕과 런던에 출장간다. 신행장은 『외국의 주요은행장들을 직접 만나 한국의 국제수지 등 거시경제지표가 개선추세라는 점과 올해 우리은행이 기록적인 수익을 낼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자금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부터 4일간 도쿄에 다녀온 이관우(李寬雨)한일은행장은 『8개 은행의 행장이나 회장을 만나 △남북관계 긴장 △한보사태 이후의 경기악화 △정치 사회적인 불안 등 악재(惡材)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잇따른 부도로 가장 큰 홍역을 치른 제일은행의 유시열(柳時烈)행장은 23일부터 미국을 방문중이다. 유행장은 주요 은행장들뿐 아니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고위책임자를 만나 제일은행에 대한 한국정부의 지원내용을 설명하는 등 강행군. 나응찬(羅應燦)신한은행장은 23일부터 뉴욕과 런던 등을 방문중이며 정지태(鄭之兌)상업은행장은 25일미국으로출국했다. 김영태(金英泰)산업은행총재도 다음달초 뉴욕과 런던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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