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쾅야오 싱가포르前총리,전기서 평소 소신밝혀 주목

  • 입력 1997년 10월 6일 20시 25분


『지도자는 사랑받는 대상보다는 두려움의 대상이 돼야 한다』 『항상 국민에게 모든 진실을 밝힐 필요는 없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발간된 리쾅야오(李光耀) 전 총리의 전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제목은 「리쾅야오―그와 그의 생각들」.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트타임스의 기자 3명이 공동 집필했다. 이 책은 지난 4일 서점에 처음 나온 즉시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그의 친필 사인이 들어 있는 2백권의 특별 한정본은 정식 발매에 앞서 권당 1만 싱가포르달러(약 5백85만원)에 모두 팔려나갔다. 이 책이 화제를 모으는 이유는 지도자의 덕목 등 리 전총리의 평소 소신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 때문. 리 전총리는 지금까지 될수록 인터뷰를 거절해왔으나 이 책에서는 이례적으로 인터뷰를 허락,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털어놓았다. 다른 민주국가의 지도자들이 국민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그는 「두려운 존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스로를 「마키아벨리의 추종자」라고 밝힌 리전총리는 『만약 사람들이 지도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지도자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나는 한번도 여론조사 결과나 지지도 등에 연연한 적이 없다. 그런 것에 신경쓰는 것은 나약한 지도자 뿐』이라고 밝혔다. 리전총리는 1959년부터 지난 90년까지 집권하는 동안 강력한 가부장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싱가포르를 세계에서 손꼽히는 깨끗하고 부유한 도시국가로 키워낸 독특한 인물. 〈강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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