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美업계 「CO₂」배출억제 신경전

  • 입력 1997년 10월 2일 07시 52분


온실효과에 대처하기위한 이산화탄소(CO2) 방출 억제 방안을 둘러싸고 유럽연합(EU)과 미국 산업계가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영국의 로빈 쿡 외무장관은 지난달 29일 오는 12월 일본 교토(京都)에서 열리는 제3차 기후변화협약 정상회의가 미국 때문에 위기에 처했다며 『미국에서 나오는 소리들이 고무적이지 않다』고 힐난했다. 쿡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이산화탄소 방지 대책에 대한 미국 업계의 총력적 반대 로비를 견제하고 클린턴 행정부에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미국의 산업계는 지난달30일 상원 청문회에 참석, 교토 지구온난화회의에서 미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약속한다면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오는 201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0년도 수준으로 동결할 경우 1백5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에너지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클린턴 행정부는 2010년까지 탄산가스 배출량을 15% 줄이자는 유럽측의 제안을 거부했으나 지구온난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규제 도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의 치열한 로비 공세를 받고 있는 상원은 올해초 중국 같은 나라가 배출가스 규제기준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하지 않는 한 미국도 국제규제에 동의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1백50개국이 참가하는 지구온난화회의에서는 구체적인 탄산가스 배출규제 기준을 설정, 우선 선진국들이 의무적인 이행을 약속하고 개도국들은 자발적으로 이를 지키되 나중에 강제적인 준수를 다짐토록 할 예정이다. EU는 올들어 EU전체 감축계획 및 회원국별 잠정계획을 마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난 90년 기준으로 2005년까지 최소 7.5%, 2010년 까지는 15% 줄이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브뤼셀·워싱턴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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