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군사지도 바뀐다]中,러와「美日견제」전략적연대

  • 입력 1997년 9월 27일 08시 53분


미일(美日)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의 개정에 중국은 매우 민감하고도 부정적이다. 선궈팡(沈國放)외교부대변인은 24일 공식논평을 통해 『직접이든 간접이든 대만해협이 방위범위에 포함되는 것은 중국의 주권에 대한 침범과 간섭』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는 미일이 연합해 중국을 포위 또는 봉쇄하려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미일이 아태지역에서의 세력확장을 꾀하면서 동시에 중국고립화를 노리고 있다는 게 중국의 판단이다. 또한 신가이드라인이 「하나의 중국」원칙을 훼손하고 대만 댜오위다오(釣魚島) 난사(南沙)군도 등 국익문제에 직접 관련되므로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보다 일본에 대해 더욱 비판적이다. 일본의 우익세력이 미군을 이용, 중국의 세력확대를 억제하려는 움직임이 노골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방치하면 일본이 군국주의화로 치달을 것이라고 중국은 우려한다. 중국은 지금까지 미군이 아태지역에서 주도권을 유지,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얼마간 견제했다고 인식한다. 따라서 중국은 냉전구조 붕괴이후 미군이 아태지역에서 필요없어졌다고 외치면서도 일본의 군사적 팽창을 억제해주길 바라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가이드라인 개정은 미군지원이라는 명분아래 일본의 군사행동범위를 확대, 군사대국화의 길을 열었다고 중국은 판단한다. 중국의 대응은 우선 동남아에서의 미일 세력확대를 저지하기 위한 외교노력 강화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리펑(李鵬)총리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방문, 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관계발전을 위한 5개항의 제의를 했고 류화칭(劉華淸)군사위부주석이 러시아를, 첸치천(錢其琛)외교부장이 몽골을 방문했다. 이는 이 지역에 대한 미일의 간섭을 배제하는데 주안이 있다고 관측통들은 분석한다. 이와 함께 중국은 군현대화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중국이 러시아와의 전략적 동반관계를 강화하고 미일에 비해 열세인 미사일 레이더 전자장비 등 첨단군사기술분야의 현대화를 가속화하는 것이 현실적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이드라인 개정은 한반도 유사시도 주요 고려대상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관심이 크다. 중국과 북한은 「북한이 침략을 당했을 때」에 한해 중국이 자동개입토록 조약을 맺고 있다. 그러나 중국측은 최근 이 조항이 사실상 사문화(死文化)됐음을 시사해왔다. 따라서 신가이드라인에 따라 한반도 유사시 미일이 작전에 돌입하더라도 중국의 태도는 실제상황전개에 따라 가변적일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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