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만화페스티벌]카툰大賞 「에반더 홀리필드」심사평

  • 입력 1997년 9월 21일 20시 28분


각국에서 날아든 응모작이 3백18편. 지구 온난화 공해 쓰레기문제를 다룬 작품이 3분의1을 차지했다. 환경파괴에 대한 이 시대의 우려와 관심도를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카툰의 제일 중요한 부분인 유머면에서 그러한 작품들이 가지는 고발성과 경직된 표현이 오히려 감점요인이 됐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당선작 「에반더 홀리필드」는 캡션없이도 첫눈에 그 뜻을 알아볼 수 있었고, 유머가 듬뿍 담긴 수작이었다. 타이슨에게 귀를 물어 뜯긴 난감한 표정을 짓는 홀리필드의 캐리커처가 일품이었다. 우수작 「라이프 애니멀즈」는 강렬한 선과 독특한 색감으로 투우장의 묘사가 발군이었고, 장려상 「보름달의 출산」은 달에 사는 토끼들이 모두 보름달 속에서 태어나는지도 모른다는 달의 신비를 깔끔한 선으로 처리한 재치가 돋보였다. 아깝게 선외로 남은 작품 중에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다듬지 않은 보석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벌레가 가득찬 수프를 주문한 마녀가 음식에서 파리가 나왔다고 웨이터에게 항의하는 정우열씨의 작품과 산동네와 아파트 구조물을 대비시킨 유재영씨의 작품은 비록 탈락했지만 상을 주어도 무방할 정도로 좋았다. 가일층 분발을 촉구한다. 이홍우<동아일보 시사만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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