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 현지취재]「캄」총리관저등 장갑차 경비 긴장감

  • 입력 1997년 6월 20일 19시 50분


폴 포트의 투항소식을 둘러싼 캄보디아의 제1,2 총리간의 갈등이 내전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도 프놈펜의 총리관저 주변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19일 밤 기자가 현지인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본 프놈펜의 밤 모습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다. 그러나 주요 건물과 시설에는 전시를 방불케하는 긴장감이 돌고 있었다. 저녁 7시경 프놈펜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주도로인 「몬봉」가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니 부족한 전기사정 때문에 가로등은 아예 꺼져 있었고 차선도 없는 도로를 오토바이들이 메우고 있었다. 길가의 점포도 불을 환하게 켜놓고 영업중이어서 다른 동남아국가의 시골도시 모습과 다를바 없었다. 비교적 한가롭고 평온해 보이던 밤거리의 모습은 라나리드 제1총리의 관저가 있는 2백14가 쪽으로 접어들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라나리드 제1총리의 집앞에는 모래주머니 방어벽이 여러개나 만들어져 있었고 중무장한 장갑차와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주요국 외교공관이 밀집해 있기도 하는 이 거리는 곳곳에 무장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어 마치 전쟁터에 온 것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어 「앙유칸토르」가에 위치한 왕궁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왕궁주변에는 무장군인의 경비가 오히려 덜 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경찰국 내무부 등 주요 정부건물에는 역시 삼엄한 무장경비를 목격할 수 있었다. 오토바이를 운전한 비체트(26)는 『시민들은 현상황에 크게 동요하고 있지는 않지만 2백만명을 학살한 폴 포트 정권의 「종말」이 또 다시 캄보디아 정국에 혼란을 야기한다는 사실에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 감돌고 있는 현재의 위기감은 크메르 루주세력의 처리를 둘러싸고 왕자인 라나리드 제1총리측과 훈 센 제2총리측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는 라나리드가 이끄는 친중국계 민족연합전선(훈신펙)과 친베트남계인 훈 센의 캄보디아인민당(CCP)이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훈 센 총리가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데 대해 라나리드측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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