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파괴 실태]개발바람에 구멍난 「지구 허파」

  • 입력 1997년 6월 20일 19시 31분


오는 23일부터 나흘동안 미국에서는 유엔환경특별총회가 열린다. 유엔이 환경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위해 총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번 총회는 지난 92년의 리우환경선언을 중간점검하는 자리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발생량 감축과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산림파괴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환경오염문제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높아졌지만 자연생태계의 파괴 특히 「지구의 허파」인 열대림이 사라지고 있는 데 대한 경각심은 부족하다. 산림이 황폐해지면 지구촌 공기정화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산림청이 벌목이나 산나물 채취 등으로 얻는 직접적 이익을 빼고 숲의 공익적 혜택만을 돈으로 환산해본 결과 연간 34조6천1백1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국민총생산(GNP)의 10%, 1인당 연간 78만원 정도의 혜택을 받는 셈이다. 이런 고마운 숲이 지난 한 해 동안 스키장과 골프장 건설 등으로 여의도 면적의 약 26배인 2천4백15만평이 사라졌다. 산림파괴의 대표적 예는 남미 아마존강 유역. 이곳의 광활한 열대림은 지난 71년부터 추진된 「트랜스 아마조니카 고속도로」의 건설로 엄청나게 파괴됐다. 최근에는 미국 등에 수출하기 위한 햄버거용 쇠고기때문에 열대림이 희생되고 있다. 소를 방목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벌채, 초지를 조성하고 여기에 고엽제와 네이팜탄을 사용하기도 한다. 현재 한반도 면적의 2배 가량되는 40만㎢의 원시림이 사라졌다. 필리핀의 경우 1900년경 전국토의 70%가 산림이었으나 원목벌채와 농지전용때문에 현재는 20%밖에 남지 않았다. 베트남 태국 인도 등도 금세기 들어 산림의 70% 이상이 사라졌다. 아프리카의 부룬디와 르완다 케냐 마다가스카르 등은 지난 50년간 산림의 90%가 파괴됐다. 남미 콜롬비아도 최근 몇십년 사이 열대림의 60%가 사라졌다. 세계식량기구(FAO)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한해 1천1백10만㏊의 산림이 파괴되고 있다. 여의도 면적의 3만5천배에 해당하는 원시림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사라지는 산림의 95% 가량은 남반구에 위치한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활엽수 열대림. 활엽수림은 온대나 한대지방의 침엽수와 달리 일단 벌채되면 재식목(再植木)을 통한 회복이 어렵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산림이 사라지면 토지황폐화는 물론 기온과 기후를 변화시켜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열대림의 남벌(濫伐)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칭 「지구산림협약」의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구자용·이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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