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사건 비밀제보자 아직 생존』…前WP紙 편집장

  • 입력 1997년 6월 16일 20시 21분


17일은 리처드 닉슨 전미국대통령을 사임하게 만든 「워터게이트 사건」 발생 25주년. 25년전 이날 워싱턴 포토맥 강변에 위치한 워터게이트 호텔의 미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5명의 괴한이 침입,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체포된 사건이 세계 최강국 미국의 현직 대통령을 사퇴하게 하는 세기의 스캔들로 비화됐었다. 25년이 지난 지금 사임하는 치욕을 당했던 닉슨도 세상을 떠나고 숨막히던 당시 미국 언론의 보도경쟁도 사람들의 뇌리에서 가물가물해지고 있으나 워싱턴 포스트지에 대특종을 제보했던 「내부 제보자」(Deep Throat)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호기심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NBC TV는 15일 워터게이트 사건을 터뜨려 퓰리처상까지 수상한 보브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의 취재를 직접 지휘했던 벤저민 브래들리 전워싱턴 포스트 편집장을 불러내 「추궁」했으나 브래들리는 『비밀제보자는 내가 죽을 때까지 신비에 싸여 있을 것』이라며 입을 다물었다. 브래들리는 『74년 닉슨대통령이 사임한지 1년 뒤 제보자의 정체를 알게 됐다』면서 『지금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제보자를)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드워드를 데리고 워싱턴 도심에 있는 맥퍼슨 광장을 산책하면서 『이제는 나도 제보자의 이름을 알 때가 된 것 같다』고 하자 우드워드가 제보자의 이름을 말해줬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브래들리는 제보자의 인적사항과 근무처및 그의 동료들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브래들리는 이날 그 내부제보자가 남자로 현재 생존해 있다고만 밝혔다. 우드워드와 번스타인도 제보자가 죽을 때까지 신분을 공개하지 않기로 동의했다는 것. 이날 브래들리와 나란히 TV에 출연한 존 딘도 한때 제보자의 이름이 수면위에 떠올랐으나 우드워드가 이를 부인했었다고 주장했다. 딘은 닉슨의 백악관법률고문이었다. 딘은 최근 자신의 저서에서 제보자가 닉슨 행정부의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참모였던 알렉산더 헤이그라고 주장했다. 사건당시에는 연방수사국(FBI)국장 서리였던 패트릭 그레이도 유력한 용의자로 거론됐었다. 〈조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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