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동거정부란]정당다른 대통령-총리 합작형태로 통치

  • 입력 1997년 5월 26일 20시 24분


프랑스에 세번째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가 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코아비타시옹은 「동거」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정치에서는 정당을 달리하는 대통령과 총리가 「2인3각」으로 국가를 통치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대통령제와 내각책임제를 아우른 프랑스 드골헌법이 낳은 독특한 산물이다. 동거정부의 기원은 지난 86년. 사회당 출신의 프랑수아 미테랑이 대통령이었으나 우파연합이 총선에서 과반수의석을 차지, 자크 시라크가 총리로 등장했다. 헌법은 총리임명권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으나 의회를 장악한 다수당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미테랑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정적인 시라크를 총리로 임명한 것. 두번째 동거정부는 93년 총선에서 우파가 압승한 뒤 대통령 미테랑, 우파총리 에두아르 발라뒤르의 형태로 출범했다. 미테랑 전대통령은 동거정부를 구성하면서 본인은 국방과 외교에 전념하고 내치는 총리에게 맡긴다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그러나 정치적 야심이 큰 시라크는 이같은 역할분담을 무시하고 선진7개국(G7) 정상회담에도 참석하는 등 사사건건 대통령과 마찰을 빚어왔다. 그러나 발라뒤르는 내치에만 전념하면서 대통령의 역할을 존중, 미테랑과 그런대로 손발을 잘 맞췄다. 〈김승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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