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2기 첫 여성조종사 켈리 플린,유부남과 사귀다 피소

  • 입력 1997년 5월 20일 20시 36분


켈리 플린중위(26)가 지난 95년 남자생도들을 제치고 미공군의 최정예 전략 폭격기인 B52의 첫 여성조종사로 발탁됐을 때 그녀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B52는 장거리비행에다 핵폭탄을 장착하기 때문에 조종사는 고도의 긴장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은 물론 집중력을 함께 갖춘 사람이 아니곤 엄두도 못내기 때문이다. 그녀는 공군 TV광고 모델로 캐스팅되는 등 겉으로는 화려해 보였지만 실제 군생활은 그렇게 영광의 길만은 아니었다. 벽지의 군부대에서 갈 곳이란 따분하기 짝이 없는 장교부인 클럽밖에 없었다. 장교클럽도 갈 수 있지만 공군규정상 상관과도, 부하와도 데이트할 수 없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았다. 혼자 산책하다 어린이 축구를 지도하고 있는 민간인 코치를 만났다. 바로 사랑에 빠졌다. 이혼수속을 밟고 있는 중이라고 해서 그를 믿고 깊은 관계에 들어갔다. 하지만 여군이었던 그의 부인은 그녀를 미국에는 군대에만 있는 간통죄로 고소했다. 처음엔 남자가 시킨대로 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다른 건으로 걸려있던 이 코치가 군검찰에 그녀와의 관계를 자백했다. 그결과 그녀는 간통죄에다 허위보고 명령불복종죄가 중첩된 죄인으로 20일 군법회의에 섰다. 그녀를 두고 워싱턴포스트 USA투데이 등 주요 신문들이 사설을 통해 불합리한 군대규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녀는 최고 9년6개월형까지 받을 수 있다. 『나는 날지 않아도 살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녀의 회한이 미국을 울리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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