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사망/북경 현지표정]사복공안 대학가 감시

  • 입력 1997년 2월 21일 19시 56분


[북경〓특별취재반] ○…21일 오전11시 북경 천안문 광장. 중국 최고실력자 鄧小平(등소평)의 사망이라는 메가톤급뉴스가 전날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이곳 천안문광장은 북쪽 국기게양대에 걸린 조기외에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 광장가운데에 위치한 毛澤東(모택동)주석기념관은 구경나온 시민들로 북적였고 일부 관광객들은 천안문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으며 이같은 풍경은 25일 등소평의 장례식이 열릴 천안문광장 서쪽 인민대회당도 마찬가지. 등이 사망한 장소로 알려진 인민해방군 301병원도 이날 조용했으며 면회하러온 환자가족들로 붐볐고 외부인들의 병원출입도 자유로이 허용. ○…그러나 북경대 청화대 인민대 민족대 등 대학들이 밀집해있는 북경 학원로 일대는 겉으로 봐서는 평온한 분위기였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 사복공안들이 배치돼 긴장된 모습. 이날 북경대에서 만난 한 학생은 『등소평 동지가 후계구도를 거의 완성한 뒤 사망했기 때문에 밖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혼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나이가 93세가 되면 죽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 ○…일부 홍콩 신문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 89년 천안문사태 때와 같은 대규모 소요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 해방군이 19일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했으며 병력이 출동대기중이라는 것. 이에 대만측은 이번 사태로 북경 당국이 대만에 대해 상당기간 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시달했다고. ○…일본 도쿄신문은 21일 북경발 1면 머릿기사에서 등이 이미 지난 10일부터 뇌사상태에 빠졌으며 북경시내 301병원에 입원했던 지난해 12월부터 사망일까지 줄곧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고 보도. 이 신문은 「믿을만한 중국소식통」의 말을 인용, 『등은 10일부터 급격히 병세가 악화, 뇌기능이 정지됐고 기계를 통해 겨우 심장만 박동하는 상태가 임종시까지 계속됐다』고 전언. ○…한편 중국 중앙(CC)TV를 비롯한 TV방송들은 오는 25일 인민대회당에서 거행될 등의 추도행사를 생중계할 예정인 가운데 북경 시민들은 장기를 기증하고 유해를 화장해 바다에 뿌려달라는 내용의 등의 유언이 공개되자 『등은 역시 죽어서도 영웅』이라고 감격을 표시. ○…등의 유언이 공개된 가운데 중국당국은 그러나 등의 유족이 정부측에 보낸 서한의 공표를 중단했다고 홍콩신문 성도일보가 북경 소식통의 말을 인용, 21일 보도. 이 신문은 『등의 유족이 작성한 서한은 당과 국가가 준비한 공식적인 장례절차에 상치되는 내용이 있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며 江澤民(강택민)주석은 등의 조문기간이 길어지면 자신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조문기간 단축을 명령했다』고 주장. ○…중국당국은 또 역대 지도자들이 사망했던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6일간의 조문기간중 등의 시신을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천안문 광장에 있는 모택동 시신 안치소와 같은 안치시설도 가설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 한편 등의 사망과 관련, 상해와 심천의 증시는 20일 아침 등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10% 폭락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의 개입으로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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