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메조소프라노 오터,「아름다운 노래」음반 출간

  • 입력 1997년 1월 22일 20시 17분


「劉潤鐘 기자」 「겨울은 가고 따사한 햇볕이/대지에서 낙원을 잇는 흥겨운 춤…」(베를레느 「아름다운 노래」중) 스웨덴의 메조소프라노 안네 소피 폰 오터가 싸늘한 북구의 들판을 벗어나 프랑스의 짙푸른 녹음 속으로 들어왔다. 오터가 정통 프랑스가곡에 도전, 포레의 「아름다운 노래」를 표제곡으로 새 음반을 내놓은 것. 껑충한 키와 창백한 얼굴표정에 어울리 듯 오터의 주 레퍼토리는 지금까지 독일 노르웨이 등 차가운 나라의 가곡들 위주로 구성돼 왔다. 그동안 오터가 연주한 프랑스 작품으로는 베를린 필의 반주로 녹음한 베를리오즈의 가곡집 「여름밤」등이 있었다. 하지만오터의목소리에 담긴 서늘한 빛깔의 공명과 과장없는 담담한 내면묘사는 북구 및 독일의 가곡들이 전해주는 서정미와 더욱 잘맞아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오터는 이번의 신보에서 따스하고 활달한 라틴적 세계를 특유의 음악성으로 소화해내 표현의 넓이를 훨씬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오터가 새로 선보인 「아름다운 노래」는 포레 외에 라벨 쇼송 풀랑 등의 가곡을 싣고 있다. 공통적인 특징이라면 특이하게도 피아노 외에 소규모 실내악단이 함께 반주를 하고 있다는 점. 현악은 화음을 두텁게 받쳐주면서 때로는 쓸쓸하게, 때로는 즐겁게 분위기를 이끌어주며 플루트 오보에 등 목관은 다채로운 꾸밈음으로 분위기를 돋워준다. 유명한 쇼송의 「끝없는 노래」에서 회상하는 듯, 탄식하는 듯 노래를 이끌어나가는 오터의 섬세한 표현력은 회고적으로 차분히 흐르는 현악의 반주에 이끌려 더할나위 없이 짙은 서정을 묘사한다. 최근 격찬을 얻고 있는 이 「아름다운 노래」앨범으로 오터는 메조영역의 가곡 레퍼토리 「평정」에 한걸음 다가서게 됐다. 오터의 노래결은 깨끗하게 소리결을 깎아내는 섬세함과 함께 가사의 작은 의미까지도 가깝게 다가서게 하는 주의깊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프랑크푸르트 국제 음반상, CD콤팩트상 등 수많은 음반상을 휩쓸었으며 93년에는 그라모폰「올해의 레코드」 및 「베스트 보컬 레코딩」2개부문을 석권하기도 했다. 오터는 지난해에도 그라모폰 「올해의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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