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日대사관 인질극]李대사 『아직무사』 3분간 통화

  • 입력 1996년 12월 19일 20시 43분


무장 게릴라들에 억류된 李元永(이원영)페루주재대사는 19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직접 또는 간접으로 세차례에 걸쳐 자신이 무사하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외무부는 이대사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페루 일본 미국 등 관계국 정부와 다각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이대사는 18일 밤10시30분경 페루주재 한국대사관 金玉洲(김옥주)참사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무사하다고 알려왔다. 이대사는 3분여동안의 통화에서 『테러범들이 외교관들에게 자국 공관에 전화해 상황을 알리게 했다』며 테러범들이 부상동료를 위한 의약품 지원 및 정부와의 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페루정부가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대사는 스페인어로 말했으며 김참사관의 질문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아 테러범들의 엄격한 감시 아래 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무부 당국자가 설명했다. ○…이대사의 상태에 대해서는 함께 억류된 앤서니 빈센트 페루주재 캐나다대사도 두차례 알려왔다. 18일 밤9시경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이대사의 안전을 알렸던 빈센트대사는 19일 오전10시경에도 부인에게 이대사의 안전을 거듭 전했다. 함께 억류된 다른 대사 2명 및 페루 외무부 정무국장과 함께 중재자로 선발돼 승용차를 타고 대통령궁으로 가던 빈센트대사는 19일 오전10시경 부인을 만나 『이대사를 비롯한 모든 인질들이 잘 있다(fine)』며 필요한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해달라고 말했다. ○…외무부는 페루정부가 일단 무력진압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협상에 의해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전망, 가급적 빨리 협상을 매듭짓도록 관계국에 촉구했다. 張東哲(장동철)중남미국장은 19일 오전 루이스 펠리페 갈베스 주한페루대사를 불러 조속한 협상을 촉구했으며 갈베스대사는 『무사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특히 외교사절의 석방을 최우선과제로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무부는 이대사의 전임자로 3년간 페루에서 근무했던 아르헨티나주재 曺基成(조기성)대사를 리마로 급파, 사태해결에 임하도록 했다. 〈方炯南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