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즌에 열린 이벤트 경기에서 깜짝 ‘거포 본능’을 마음껏 발휘한 뒤 팬들에게 열창까지 선사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투수 최준용이 내년 시즌 반등을 다짐했다.
최준용은 30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더 제너레이션 매치 상상인⋅메디카코리아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취재진을 만나 “올 시즌 연패 때문에 가을야구에 가지 못한 것 같다. 내년엔 다를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경기는 ‘세대를 잇는 한판 승부’를 주제로, 각 세대의 대표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뤄 대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준용은 이날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이끄는 팀 라이징에서 1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타석에 섰다. 특히 그는 경기 후 열린 홈런 더비에서 8개의 대포를 터뜨리는 등 깜짝 거포 면모를 뽐냈다.
이날 홈런왕에 오른 그는 팬들 앞에서 WOODZ(조승연)의 ‘Drowning’과 나윤권·도경수의 ‘나였으면’을 열창, 고척돔을 단숨에 콘서트장으로 바꿔놓았다.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그라운드에서 나온 그는 취재진을 만나 “목이 너무 아프다”며 웃은 뒤 “원래 계획된 무대가 아니었다. 시상식 후 그라운드로 올라왔는데 갑자기 노래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처음에 쉰 목소리가 나와서 큰일 났다 싶었다”고 수줍게 말했다.
홈런 더비에서 보여준 활약에 대해선 “나무 배트가 너무 무거웠다. 그냥 재밌게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운 좋게 몇 개가 넘어갔다”고 겸손함을 표했다.
2022년 14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의 마무리로 활약했던 그는 고질적인 어깨 통증으로 한때 타자 전향을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수술을 받은 뒤 통증이 사라지면서 그 생각을 완전히 접었다.
그는 “어깨가 좋지 않았을 때는 정말 타자만 하려고 한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2024년 수술 후 상태가 너무 좋아졌다”며 “지금은 (타자로 뛸 생각은) 전혀 생각 없고, 더 열심히 마운드에 서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은 팀도, 개인도 아쉬움이 컸다. 어깨 수술 여파로 지난 5월에서야 복귀한 그는 시즌 내내 기복을 보였다. 6월에는 8홀드 평균자책점 3.00으로 잘 던졌으나 7월에는 평균자책점 7.94로 흔들렸다. 8월에 다시 3홀드 평균자책점 0.00으로 회복한 후 9월엔 또 다시 평균자책점 9.75로 크게 무너졌다.
그러는 사이 롯데는 8월 12연패에 빠지며 3위에서 순위가 급락했고, 결국 정규시즌을 7위로 마치면서 가을야구 진출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최준용은 “12연패 기간엔 정말 힘들었다. 1승이 이렇게 어려운 건가 싶었고,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며 “솔직히 그 연패 때문에 포스트시즌에 못 갔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그는 반등을 다짐했다. “이번에 한 번 크게 실수했으니, 내년에는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연패 없이 가는 게 목표”라며 “팀을 위해서도, 저를 위해서도 그래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솔직히 수술 후에 구속이 많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구속을 유지하려 운동도 많이 했고, 투구 메커니즘도 조금씩 바꾸면서 생각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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