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프로축구 경깅니 ‘코파 볼리비아’ 8강에서 블루밍과 레알 오루로 경기 후 승리 세리머니를 둘러싼 충돌이 집단 난투로 벌어졌다. 이 난투극으로 선수·코치·의료진 등 17명이 사후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Copa Pacena 갈무리
볼리비아 프로축구 경기에서 선수와 코칭스태프 총 17명이 한꺼번에 퇴장당하는 초유의 난투극이 벌어졌다. 경기 후 승리 세리머니를 둘러싼 충돌이 전면 집단 난투로 번지면서 경찰이 최루가스와 고무탄까지 동원해 진압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사건은 26일(한국 시간) 있었던 볼리비아 프로축구 컵대회 ‘코파 볼리비아’의 8강전인 블루밍(Blooming)과 레알 오루로(Real Oruro)의 경기에서 발생했다. 1차전을 2-1로 이겼던 블루밍은 이번 경기에서 2-2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합산 스코어 우세로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 승리 세리머니가 난투로…‘최루가스·고무탄’ 동원해 진압
경기 직후 포착된 모습. 유니폼을 입지 않은 코칭 스태프까지 가담해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경찰이 최루가스 스프레이와 고무탄을 사용해 제압에 나서자 그제서야 진정이 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현지 매체 엘 포토시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세리머니였다. 레알 오루로 공격수 세바스티안 세바요스가 상대의 세리머니가 도발적이라고 항의하며 접근하자 곧바로 말다툼이 시작됐다.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양 팀 선수들이 서로 밀치고 발길질을 하며 몸싸움이 격해졌고, 일부 선수는 공중 발차기까지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독들이 여러 차례 말리려 했지만 선수들이 서로 멱살을 잡고 밀치며 쫓아다니는 장면이 이어졌고, 이윽고 벤치에 있던 교체 선수와 코칭스태프와 의료진까지 가세했다. 레알 오루로의 마르셀로 로블레도 감독은 충돌 과정에서 밀려 넘어져 어깨와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난투극이 벌어지는 모습. 오른쪽 상단을 보면 선수끼리 공중에서 발차기를 날리고 있다. 화면 중간의 스탭이나 의료진들도 가세해 주먹질·발길질을 날리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상황이 통제되지 않자 결국 경찰관 20여 명이 투입됐고, 최루가스와 고무탄까지 사용해 선수와 관계자를 강제로 떼어놓았다. 관중들도 급히 대피했으며, 두 팀 감독의 지시로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철수하면서 사건은 가까스로 진정됐다.
● 선수·감독·의료진까지…난투극 가담한 17명 퇴장
경기 후에는 대규모 징계 조치가 내려졌다. 싸움을 시작한 레알 오루로에서는 선수 4명이, 블루밍에서는 선수 7명이 레드카드를 받았다. 양 팀 감독과 코치, 의료 스태프까지 징계를 받으면서 퇴장 인원은 총 17명으로 늘었다. 특히 블루밍의 주전 선수들이 폭력 행위로 줄줄이 퇴장당하면서 이번 대회 남은 경기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난투의 발단이 된 세바요스는 경기 도중 퇴장은 피했지만, 스포츠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시 사후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경기 직후 업로드 된 각 팀의 SNS 게시물. 난투극에 대해 서로 언급하지 않았다. 인스타그램 갈무리축구 규정상 한 팀에서 출전 선수가 5명 퇴장당하면 경기를 계속할 수 없다. 이번에는 경기가 끝난 뒤 벌어진 난투에 교체 선수와 코칭스태프, 의료진까지 가담해 퇴장 인원이 17명까지 불어났다.
두 팀의 폭력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블루밍은 불과 몇 주 전 클루브 볼리바르와의 경기에서도 집단 몸싸움에 휘말렸고 레알 오루로 역시 지난 시즌 로열 파리와의 강등 플레이오프에서 싸움이 육상 트랙까지 번지는 폭력 사태를 겪었다. 이번 퇴장 사태를 계기로 볼리비아 축구계의 징계와 경기장 안전 대책을 둘러싼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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