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는 자동차 부품 협력 업체들이 탄소를 감축할 수 있도록 관련 비용을 지원하는 등 ‘상생하는 탄소중립’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1차 협력사를 지원하면 이들이 다시 2차 협력사를 지원하는 선순환의 구조다.
현대차·기아는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및 부품 협력사들과 함께 ‘공급망 탄소 감축 상생 프로그램 업무 협약’을 17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공급망 전반의 저탄소화를 달성하면서도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이뤄내는 게 핵심이다.
현대차·기아는 협력사의 중장기 탄소감축 계획 수립을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설비 도입과 역량 강화를 위한 ‘탄소저감 상생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산업부와 함께 1차 부품 협력사의 탄소감축 설비 교체비를 지원한다. 1차 협력사는 이같이 지원받은 금액의 일부를 2차 협력사에 환원한다. 중기부와 함께 2차 협력사의 탄소감축 설비 구매를 지원하고 탄소중립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이다.
정준철 현대차·기아 제조부문 부사장은 “이번 협약은 다배출 협력사의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실질적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섭 현대차·기아 상생협력실장(상무)도 “정부, 협력사와 함께 뜻을 모아 공급망 전반의 탄소감축 효과를 극대화하는 상생 모델”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2045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차량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탄소 순배출 제로화’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올 4월에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자동차부품산업 ESG·탄소중립 박람회’를 개최해 협력사의 지속가능 경영 역량 강화를 모색했다.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과 공동으로 개최한 이 박람회에는 현대차·기아의 1·2차 부품 협력사 등 약 110개가 참여했다. 이들은 저탄소 소재,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인버터형 공기압축기 등 기술을 공유했다.
자동차 업계를 이끌어가는 현대차·기아의 ‘상생 경영’은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현대차·기아에 직접 부품을 납품하는 주요 협력사들의 매출은 90조 원을 돌파했다. 올 1월 현대자동차그룹은 1차 협력사 중 중소·중견기업인 237개의 2023년 매출액이 90조297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5000여 개에 달하는 2·3차 협력사 매출액까지 더하면 총 100조 원을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협력사들은 매출액뿐 아니라 자산 규모, 부채 비율 등 내실을 보여주는 지표들에서도 현대차·기아와 함께 지속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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