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대 무주택 가구 53만 역대 최대… 멀어지는 ‘내집 마련’

  • 동아일보

내집 마련 30대 가구주 3년째 감소
주택 소유율 25.8%로 내리막길
“취업-결혼 늦어지고 서울 집값 급등
정부 대출 규제 강화까지 겹친 탓”

지난해 서울에 사는 30대 무주택 가구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약 53만 가구로 나타났다. 서울에 내 집 마련을 성공한 30대 가구주는 약 18만 명으로 3년째 감소하고 있다. 생애 첫 취업과 혼인이 갈수록 늦어지는 상황에서 서울 집값 급등으로 30대의 서울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30대(가구주 기준) 무주택 가구는 52만7729가구로 집계됐다. 전년(51만514가구) 대비 1만7215가구 증가한 수치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이후 최대다.

서울 거주 30대 무주택 가구는 2018년(45만6461가구) 이후 6년 연속 늘고 있다. 서울에 사는 40대와 50대 무주택 가구 수가 2015년 각각 41만837가구, 36만5961가구에서 지난해 32만6220가구, 32만7214가구로 통계 작성 이후 매년 줄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서울에 살고 있는 30대 가구주는 3년째 줄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 주택을 소유한 30대 가구주는 18만3456가구로 전년(19만1349가구)보다 7893가구 감소했다. 서울 30대 가구주는 2015년만 해도 23만7052명이었지만 2023년 19만1349명으로 2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30대 무주택 가구는 늘고, 유주택 가구는 줄면서 주택 소유율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서울의 30대 가구 중 주택 소유 가구의 비중을 뜻하는 주택 소유율은 25.8%로 조사됐다. 2015년 33.3%였던 수치가 급락한 것이다. 지난해 전국의 30대 주택 소유율(36.0%)도 6년째 하락하면서 역대 최저치로 조사됐지만 서울과는 10%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난다.

서울의 30대 주택 소유율 하락이 더 두드러지는 것은 취업과 결혼 시기가 늦어지는 데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한 결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6374만 원으로 2020년 10월(8억8937만 원) 대비 40% 이상 급등했다.

최근 발표된 고강도 대출 규제 정책으로 인해 현금 보유량이 많지 않은 30대의 서울 주택시장 진입장벽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시가 15억 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 원,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 주택은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대출 한도를 제한했다.

안성용 NH농협은행 WM사업부 부동산전문위원은 “현 상황에서 부모의 지원 없이 30대가 서울 아파트를 취득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봐야 한다”며 “2020년대 초만 해도 30대가 서울 부동산의 주 구매층으로 떠올랐는데, 앞으로는 이 연령대가 다시 올라가면서 40, 50대 위주의 시장이 형성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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