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여자 트럼프’ 그린 의원에 “극좌 미치광이” 지지 철회

  • 동아일보

그린, 민생 정책 실패 비난에 이어
엡스타인 문서 추가 공개 주장
외신 “중간선거 앞 마가 분열 조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열렬한 지지자로 ‘여자 트럼프’로 불려온 마저리 테일러 그린 미 하원의원(조지아주·사진)을 “극좌 미치광이”라고 비난하며 공개적으로 지지를 철회했다. 최근 그린 의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민생 정책 실패를 비난한 데다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자료 공개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외신들은 “그린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수호자였다”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의 마가 운동 내부에 더 큰 균열이 생길 조짐”이라고 내다봤다.

1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잇달아 글을 올려 그린 의원을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이 썩어서 브라운이 됐다”며 “좌파로 돌아서 공화당 전체를 배신한 가짜 정치인”이라고 쏘아붙였다.

강경한 미국 우선주의자로 지난 수년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해 온 그린 의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을 우선하지 않는다며 비판 수위를 높여 왔다. 그는 특히 미국인들이 고율 관세 등으로 높아진 물가에 분노하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등 외국을 지원한다고 꼬집었다. 또 역대 최장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을 초래한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논란과 관련해 “오바마케어 보조금이 없으면 많은 미국인이 보험료를 감당할 수 없는데, 공화당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인근서 ‘노 킹스’ 시위대 행진
1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시민들이 ‘노 킹스’(왕은 없다)라는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최근 야당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트럼프 대통령과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연루 의혹에 관한 문건을 모두 공개하라고 대통령 측을 압박하고 있다. ‘여자 트럼프’로 불리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 또한 “문건을 공개하라”며 대통령과 대립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백악관 인근서 ‘노 킹스’ 시위대 행진 1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시민들이 ‘노 킹스’(왕은 없다)라는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최근 야당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트럼프 대통령과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연루 의혹에 관한 문건을 모두 공개하라고 대통령 측을 압박하고 있다. ‘여자 트럼프’로 불리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 또한 “문건을 공개하라”며 대통령과 대립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그린은 한 발 더 나아가 한때 트럼프와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진 억만장자 성범죄자 엡스타인 자살 사건을 의심하며 여러 고위층 인사가 연루된 엡스타인 사건 관련 문서를 추가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종료에 대한 자신의 승리를 선언하려고 안달이 난 상태였지만 곧장 엡스타인 사건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의 가장 충성스러운 지지자 다수가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 관련 민감 문서를 숨기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는 내년 중간선거 표심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비난에 그린 의원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대통령 탓에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사설 보안업체로부터 안전에 대한 경고를 받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이 날 향한 위협을 부추기고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강하게 공격해 다음 주 엡스타인 자료 공개 (의회) 투표를 하기 전에 다른 공화당원들을 두렵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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