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3인방’ 정지원 전 행정관 증인 출석
“김 여사가 샤넬 구두 신은 것 봤다” 진술도
유경옥은 또 불출석…특검 “구인 필요” 주장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 있다. 2025.09.24 뉴시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청탁의 통로로 지목된 ‘건희2’ 번호와 관련 “김 여사가 한두 번은 해당 번호를 사용했다”는 최측근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14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의 1심 속행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에는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 전 행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행정관은 김 여사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출신으로 최측근인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이자 ‘건희2’ 번호를 사용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9일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불출석했고, 재소환돼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 전 행정관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는 김 여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사이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윤 전 본부장이 “너무 축하드린다”고 하자 김 여사는 “이 번호는 좀 비밀리에 하는 번호”라고 했다.
이어 특검팀은 “피고인이 건희2 휴대전화(번호)를 사용한 적이 없냐”고 물었고 정 전 행정관은 “한두 번 정도는 빌려서 통화하신 것 같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왜 진술이 바뀌냐”고 지적했으나 정 전 행정관은 “그런 진술을 한 적 없다”고 맞섰다.
건희2 번호는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통일교 현안 등 각종 청탁을 위한 메시지를 보낸 곳으로, 특검은 번호의 실사용자가 정 전 행정관이 아닌 김 여사라고 의심한다. 전씨 역시 “건희2로 연락하면 피고인이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반면 김 여사는 이 연락처의 실사용자가 정 전 행정관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날 정 전 행정관은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구두를 신은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도 진술했다.
특검팀이 샤넬 가방 사진을 보여주며 “(김 여사가) 가방을 사용하는 것을 본 적 있냐”고 묻자 정 전 행정관은 “제 기억에는 샤넬 브랜드 가방을 착용한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서도 “착용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샤넬 구두에 대해선 “저 구두는 (김 여사가) 한두 번 신은 것을 본 것 같다”고 했다.
재판부는 지난 기일 김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 3개와 구두, 목걸이 등에 대한 검증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구두 바닥에는 사용감이 있다”면서도 “목걸이의 사용감 여부는 육안으로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다만 유 전 행정관은 이날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전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특검 측은 유 전 행정관의 연이은 불출석과 관련 “처음 증인으로 소환됐을 때 무단으로 불출석했고, 이번에는 (불출석) 사유서를 냈지만 저희가 아크로비스타 사저를 압수수색하러 갔을 때 긴 시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며 “구인영장을 발부하고 과태료를 부여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유경옥 증인이 지금 아프다고 한다. 꼭 필요한 증인이냐”고 물은 뒤 “다음에도 나오지 않으면 (그렇게 하겠다). 일단 소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오는 19일을 다음 기일로 지정한 뒤 이날 재판을 마무리했다. 19일에는 서증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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