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노출 줄이는 5가지 생활습관…COPD 증상 악화 막는다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12월 11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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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PM10) 농도가 ‘나쁨’을 보인 지난해 1월 10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인다. 2022.1.10. 뉴스1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PM10) 농도가 ‘나쁨’을 보인 지난해 1월 10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인다. 2022.1.10. 뉴스1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들이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는 5가지 행동수칙을 지킬 경우 COPD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팀이 COPD 환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에게 병원 치료와 함께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는 행동수칙을 9개월 간 지키게 한 결과, 통상적인 치료만 받은 나머지 집단과는 다르게 COPD 증상 및 삶의 질 등의 지표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인 흡연이나 가스 노출로 폐포가 손상돼 숨쉬기 힘들어지는 COPD는 미세먼지와 관련 있다고 알려졌지만, 환자들이 미세먼지 노출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했을 때 얼마만큼 COPD가 나빠지지 않을지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이 교수팀은 40~79세 COPD 환자 102명을 절반으로 나눠 한 집단에게 △집 안에 공기청정기를 24시간 가동하고 필터를 정기적으로 교체하기 △규칙적으로 대기오염 정보를 확인하기 △창문을 열어 집 안을 규칙적으로 환기하기 △대기오염지수가 높을 때 외출을 자제하기 △흡입기 치료를 빠지지 않고 하기 등 5가지 행동수칙을 9개월간 지키도록 했다.

5가지 행동수칙은 환자들의 COPD 노출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연구팀의 선행 연구를 통해 선정됐다.

다른 집단에게는 3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외래 진료만 실시하고, 5가지 행동수칙을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연구팀은 3개월마다 두 집단 환자들에게 환자 스스로 COPD 상태를 체크하는 ‘세인트조지호흡기설문’과 ‘COPD 평가 테스트’를 실시했다.

세인트조지호흡기설문 점수가 낮아지면 질환이 호전된 것을 의미한다. 9개월 후 5가지 행동수칙을 지킨 환자 집단의 세인트조지호흡기설문 점수는 평균 35.26점에서 31.82점으로 약 3.4점 낮아졌다. 반면 일상적인 치료만 시행한 집단은 평균 34.76점에서 37.27점으로 약 2.5점 높아졌다.

COPD 평가 테스트 역시 점수가 낮아지면 삶의 질이 높아진 것을 뜻한다. COPD 평가 테스트 점수에서도 행동수칙을 지킨 환자 집단의 점수가 9개월 후 평균 1.2점 감소했다. 반면 일상적인 치료만 시행한 집단은 2.7점 높아졌다.

행동수칙을 지키도록 한 환자 집단도 수칙 준수 정도에 따라 둘로 나눠 COPD 평가 테스트 점수를 비교한 결과, 행동수칙을 잘 지킨 환자들의 경우 9개월 후 평균 17.9점에서 15점으로 떨어졌다. 반면 비교적 덜 지킨 환자들은 평균 13.8점에서 14.1점으로 다소 상승했다.

연구를 진행한 이 교수는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근본적으로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COPD 환자들이 평소 일상생활에서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는 생활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COPD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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