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트윈데믹을 막아라[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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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 백신인 스카이코비원.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당국의 승인 등 글로벌 진출 절차를 동시에 진행 중이며 현재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예방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 백신인 스카이코비원.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당국의 승인 등 글로벌 진출 절차를 동시에 진행 중이며 현재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예방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최근 오미크론 변이종인 BA.5가 확산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증가뿐만 아니라 재감염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얻은 자연면역이 통상 3∼6개월 뒤 소실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오미크론 대유행이 발생한 1∼3월에 감염된 사람의 재감염 위험이 본격적으로 높아지는 시점이 7월 이후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생기더라도 적극적으로 검사를 하기보다는 감기나 독감이려니 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이는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뿐만 아니라 정부가 자가격리 등에 따른 지원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만간 재유행으로 하루 최대 15만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 호주에서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독감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호주의 상황은 올겨울 우리나라의 상황을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호주는 한국의 가을에 해당되는 3월부터 독감 환자가 늘기 시작했다. 독감 환자는 6월 중순까지 15만 건에 달하고 있다. 특히 6월 들어서는 2주 사이 6만 명이 급증했다. 지난해 호주의 독감 환자는 6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더구나 호주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36%에 불과해 트윈데믹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최근 호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하루 4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증가 추세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및 마스크 착용 의무화, 여행 제한과 독감 백신 접종 등으로 독감 환자들이 심각하게 급증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올해 거리 두기 해제에 이어 만약 실내 마스크 착용도 해제된다면 독감 급증도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트윈데믹 발생의 예외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어떤 대처가 필요할까? 무엇보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효과성과 세계적인 트렌드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스카이코비원이라는 코로나19 백신이 새롭게 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의 비교 임상에서 안전성과 효과면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성적을 냈다. 하지만 스카이코비원도 기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처럼 초기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높은 백신이다. 수차례나 변이를 거듭한 BA.5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모더나와 화이자 등에선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높인 2가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더나의 목표는 미국에서 올해 늦여름부터는 새로운 백신으로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모더나는 자사의 mRNA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에 독감 백신, 호흡기 세포융합바이러스(RSV)를 더한 혼합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화이자도 기존에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바탕으로 오미크론 및 다른 변이에 대한 연구를 거쳐 올 10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외국에선 발 빠르게 다가백신이 개발 중인 만큼 국내에서도 이들 백신의 확보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 에스티팜 등이 코로나19와 변이주가 속한 코로나19를 표적으로 한 백신 개발에 착수했지만 아직 전 임상 단계라서 다가백신의 개발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트윈데믹에 대비해 독감 백신의 접종률도 더 높여야 한다. 지난해는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동시에 시행된 첫해였다. 다행히 노인층은 독감 백신 접종률이 80.5%로 동일 대상군 전년 대비 3.1%포인트, 임신부는 54.2%로 전년 대비 6.4%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어린이 1회 대상자 접종률은 73.8%로 전년 대비 5.3%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백신 부작용 및 안전성 논란과 연관이 있는 만큼 방역당국은 독감 백신의 안전성을 알려 접종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앞으로 3개월 동안은 정부가 각종 대비를 충분히 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급증하는 코로나19 환자 중 중증 환자를 위해 병상 및 의료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여름철 무더위로 쉼터, 물놀이 시설 등의 이용이 늘고 지역축제 재개, 휴가철 인구 이동 등으로 감염이 증폭될 수 있는 상황이다. 손 씻기, 환기 및 소독, 마스크 착용 등의 개인 생활방역도 절실한 때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코로나19#오미크론 변이종 확산#트윈데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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