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방송가의 PPL 환경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2월 16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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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이거 PPL(방송 간접광고)입니다.”

각종 예능프로그램 속 PPL 풍경이 사뭇 달라졌다. 감추기에 급급했던 간접광고를 이제 과감하게 드러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6일 시작한 tvN ‘라끼남’이 대표적인 예다. ‘라끼남’은 개그맨 강호동이 전국 곳곳에서 자신만의 레시피로 라면을 끓여먹는 과정을 1회당 6분짜리 영상에 담는다.

프로그램에는 강호동이 tvN ‘신서유기’ 시리즈 등을 통해 “제일 좋아하는 라면”이라고 수차례 밝힌 라면 브랜드의 제품만을 사용한다. 연출자 나영석 PD가 프로그램 기획과 동시에 해당 브랜드에 PPL 계약을 제의해 만들어진 결과다.

‘라끼남’은 이런 PPL 장면을 웃음 요소로 활용한다. 동료 개그맨 이수근이 다른 라면 브랜드를 언급하려 하면 “우리 이 라면만 먹어야 한데이”라며 당황하는 강호동을 강조해 보여주는 식이다.

사진제공|SBS
사진제공|SBS

5일 첫 방송한 SBS ‘맛남의 광장’도 마찬가지다. 프로그램은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개그맨 양세형 등과 함께 지역 농수산물을 활용해 요리를 만들어 판매하는 모습을 그린다.

프로그램에서 재료를 운반하는 트럭들은 모두 한 마트의 배송차량이다. 제작지원을 받아 진행한 PPL의 일환이다. 마트는 방송에 등장한 농수산물들을 유통해 시청자가 직접 눈으로 보고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이런 장면들이 PPL이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라끼남’의 경우는 자막으로 “PPL입니다”고 띄우며, ‘맛남의 광장’은 제작발표회에서 백종원이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고자 해당 기업 부회장에게 제작지원을 직접 받아왔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은 오히려 “재미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드러낸다. 예능프로그램에서 PPL을 녹이는 방법은 일부러 상황을 만들어 제품을 등장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시청자들은 “일부러 상황을 꾸며내 어색하게 PPL을 하는 것보다 드러내놓는 게 훨씬 보기 좋다”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기획의도와 맞닿아 있는 ‘똑똑한’ PPL이라는 점도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는 요인이다.

‘라끼남’의 연출자 나영석 PD는 기획과 동시에 라면 회사 측에 PPL 계약 제의를 했다. ‘맛남의 광장’ 또한 “지역 농수산물의 소비를 장려한다”는 취지를 마트 PPL과 제작지원으로 현실화했다.

프로그램의 흐름을 해치지 않아 PPL 장면을 훨씬 자연스럽게 내보낼 수 있는 비결로도 평가받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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