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서른에 연기의 길로 들어선 지 이제 5년, 말 그대로 ‘늦깎이’의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저 연기가 재미있고 멋있게 보여 비교적 늦은 나이이지만 새롭게 도전했다. 도전은 기어이 그에게 길을 내주었다. 잇단 스크린 속 활약에 힘입어 이제 드라마 주인공으로까지 우뚝 서게 했다.
2003년 밴드 이지(IZI)의 멤버로 무대 위에 서며 활동했던 김준한. 그는 2016년 영화 ‘박열’ 속 일본 검사 역으로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연극배우인 선배의 도움으로 연기를 배운 지 4년 만이었다. 밴드 활동을 위해 일본을 오가며 쌓은 일본어 실력, 영화 ‘군함도’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알게 된 김인우와 오디션장에서 그의 모습을 본 ‘박열’의 여주인공 최희서의 적극적인 추천도 큰 도움이 됐다.
‘박열’로 얻은 성과는 이준익 감독이 다시 한번 그를 부르게 했다. ‘박열’에 이어 ‘변산’에서 김준한은 이 감독과 또 함께 작업했다. 동시에 또 다른 영화인 민규동 감독의 ‘허스토리’를 통해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는 재일교포 변호사 역으로 활약하며 이야기에 사실성을 더하고 있다.
그러기까지 누구의 도움도 없이 오디션 정보를 찾고 단편영화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았다. 좌절도 하지 않았다. 그럴 시간에 더 많은 발품을 팔았다. 그렇게 ‘박열’ 이후 ‘허스토리’에 이르기까지 스크린을 통해 펼친 활약상은 결국 안방극장이 그를 찾게 했다.
올해 초 막을 내린 케이블채널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드라마에 데뷔한 그는 이달 말 방송을 시작하는 MBC 드라마 ‘시간’의 주연 자리를 꿰차 또 다른 면모를 과시할 전망이다. 시간과 선택을 둘러싸고 엇갈린 운명에 놓이는 네 남녀의 이야기를 그리는 ‘시간’에서 그는 서현, 김정현, 황승언과 주역의 비중으로 시청자를 새롭게 만난다.
이처럼 김준한은 꿈을 찾아 스스로 달려 나아갔던 길 위에서 이제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다져가고 있다. 30대를 시작하며 찾았던 새로운 삶을 오로지 노력만으로 채워가고 있는 김준한에게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