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노 고지 “미야자키 감독, 아날로그 애니로 곧 복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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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스튜디오 지브리’ 호시노 대표
‘이웃집 토토로’ 등 30여년 대표작… 세종문화회관서 드로잉 등 전시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을 찾은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호시노 고지 대표(오른쪽)가 아오키 다카유키 프로듀서와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을 찾은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호시노 고지 대표(오른쪽)가 아오키 다카유키 프로듀서와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76)은 2013년 은퇴 선언 이후 손으로 그리던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조만간 그의 신작을 볼 수 있습니다.”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을 찾은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호시노 고지 대표(61)의 말이다. 5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 이 미술관에서 열리는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 전시 개막행사에 참석한 그는 “올여름 스튜디오 지브리 제작팀을 완전히 새롭게 구성했다”며 “동화와 배경미술 파트에 각각 다섯 명씩 뽑았고, 최연소 직원은 18세”라고 설명했다. 월트디즈니저팬 사장(1991∼2007년)을 거쳐 2008년부터 스튜디오 지브리 사장을 맡아온 호시노 대표도 지난달 28일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했다.

1985년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한 미야자키 감독은 2013년 ‘바람이 분다’를 끝으로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은퇴한다고 발표했지만 올봄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공식 복귀 의사를 밝혔다. 당시 일본 외신들은 그의 복귀 결심에 대해 “지난해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세계적 흥행이 그의 창작 욕구를 자극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호시노 대표는 “미야자키 감독은 아날로그 애니메이션, 그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 감독은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을 각각 제작하고 있다”며 “이렇게 두 가지 작품이 동시에 병행되는 건 지브리에 획기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호시노 대표는 “지속적으로 지브리 작품을 소개해온 한국 대원미디어 정욱 회장의 열정 덕분에 이번 전시도 마련됐다”며 “한국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애니메이션들의 제작과정을 정작 못 보여준 것 같아 풍부한 자료를 준비해 전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마녀 배달부 키키’ ‘추억의 마니’ 등 일본 극장 개봉작 24개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드로잉, 포스터, 영상, 입체, 캐릭터 상품 등 30여 년에 걸친 ‘지브리의 역사’가 소개된다. 특히 ‘천공의 성 라퓨타’에 등장하는 하늘을 나는 기계들이 입체조형으로 제작돼 관람객들을 맞는다.

이날 동석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프로듀서인 아오키 다카유키는 “미야자키 감독은 늘 ‘자기 반경 3m’라는 말을 하면서 가까이 있는 것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3m 이내의 대상을 잘 관찰한 결과 지브리의 다양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이런 철학을 한국 관람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호시노 고지#스튜디오 지브리#미야자키 하야오#이웃집 토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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