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여성의 힘…달라진 BIFF 풍경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19일 06시 57분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공효진. 사진제공|공효진 인스타그램-문소리(왼쪽)과 나카야마 미호.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공효진. 사진제공|공효진 인스타그램-문소리(왼쪽)과 나카야마 미호.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12일 개막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흘간의 축제를 21일 마무리한다. 앞선 두 정권이 문화예술인을 상대로 작성한 블랙리스트를 향한 반발과 거부로 시작된 이번 영화제는 유독 여배우와 여성감독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국영화를 사고파는 아시아필름마켓도 성황을 이뤘다.

● 블랙리스트…‘탄압’ 딛고 ‘희망’으로

3년 전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으로 촉발된 정치권의 영화제 외압, 이어진 대내외적 어려움은 올해 영화제 곳곳에서도 감지됐다.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영화계 주요 단체들의 보이콧은 여전했고, 때문에 배우와 감독들의 참여도 저조했다.

하지만 어둠을 딛고 희망으로 나아가자는 의지가 예년보다 강했다. 개막작 ‘유리정원’의 신수원 감독은 개막 당일 “어떤 외압도 영화인들의 도전을 막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올해를 끝으로 영화제를 떠나는 강수연 집행위원장 역시 “지금껏 영화제를 지킨 힘은 오직 영화 관객”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17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공효진 주연의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를 관람했다. 영화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였다. 문 대통령은 영화인들과 만나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 여성 영화인의 힘

올해는 개막작은 물론 폐막작 ‘상애산친’까지 여성감독이 연출한 영화다. 유독 여배우와 여성감독의 도전적인 작품이 많았고 덕분에 이들의 목소리도 높았다.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여배우는 오늘도’를 연출한 배우 문소리는 일본 여배우 나카야마 미호와 오픈토크에 나서 “다양한 색깔로 존재를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기회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보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유리정원’의 주인공 문근영, 영화 ‘메소드’의 방은진 감독도 같은 뜻을 품었다. 배우이기도 한 방은진 감독은 “배우에 국한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을 보이려 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한국영화 여성 캐릭터의 부재’와 관련한 지적은 이번 영화제를 기점으로 확실한 전환점을 맞는 분위기다.

● 마켓…미리 보는 화제작

영화제 기간인 14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아시아필름마켓은 작년 대비 200여명 증가해 45개국에서 1583명이 참가했다. 단연 화제는 12월 개봉을 앞둔 ‘신과 함께’ 2부작이다. 12분짜리 예고편을 이번 마켓에서 처음 공개해 대만과 싱가포르 등 12개국에 1, 2편 묶음으로 팔렸다.

김윤석·하정우 주연의 ‘1987’에도 바이어의 관심이 집중됐다. 동시에 1000만 감독의 신작을 향한 문의도 잇따랐다.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만든 ‘강철비’,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 ‘염력’이 주목받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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