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는 남편의 사연이 ‘안녕하세요’에 소개되며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편으로는 프로그램 자극적인 소재 선정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나온다.
16일 방송한 KBS2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 첫 출연자는 남편에게 폭언과 욕설을 듣는다는 주부 A 씨였다. 그는 “남편의 욕은 상대방 나이와 상관 없다. 저에게 욕을 하는 건 기본이며 아이 앞에서도 욕을 퍼붓는다”며 “이혼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편은 당당한 모습으로 “아무 때나 욕을 하지 않는다”며 “아내와 싸울 때만 욕을 한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남편은 욕설뿐만 아니라 부부 싸움을 한 뒤에는 며칠간 말을 하지 않는데다 외박도 서슴없이 했다. 이에 남편은 “자존심 때문에 말을 하지 않는 것이며 술을 마시다 보면 외박을 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A 씨는 “제가 고생해도 따뜻한 말 한마디 없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또 “제가 만삭 때 집안일을 도와주지도 않았다”며 “지금 아이는 4개월인데 목욕을 한 번도 시켜주지 않는다. 최근 산후우울증까지 겪었다”고 말했다.
A 씨는 남편이 실제 부부 싸움 때 한 욕설을 적어 왔다. 이를 읽은 진행자와 게스트들은 분노와 충격에 할 말을 잃었다. 방청객들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스튜디오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설인아는 분노하며 눈물까지 흘렸다. A 씨는 “신랑이 처가에 가는 걸 불편해 하며 음식이 맛없고 친정 엄마를 ‘시골 아줌마’라고 흉보는 메시지를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동엽은 “지금 아이랑 어른이랑 결혼했다”며 “아무리 아이라도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으면 어른이 되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 가장의 자격이 없는 거다”며 남편의 태도를 지적했다.
A 씨는 남편에게 “표현을 더 많이 하며 지냈으면 좋겠다. 행복하게 살자”고 말했다. 남편 또한 “나랑 결혼해줘서 고맙고 부모님에게 잘하는 것도 고맙다. 이제 욕을 하지 않겠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사연은 167표로 이날 방송에서 소개한 고민 3개 중 가장 심각한 고민으로 뽑혔다.
이날 부부의 고민은 훈훈하게 해결되며 마무리한 것처럼 보였지만, 방송 뒤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방송을 시청한 네티즌들은 방송 리뷰 기사 댓글 등을 통해 A 씨의 사연에 분노와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들은 “‘안녕하세요’에 나올 게 아니라 법원에 가야하는 것 아닌가” “제발 ‘안녕하세요’ 나온 이후로 나아졌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자 분 참 안타깝다” “저런 주제는 ‘안녕하세요’보다 부부클리닉이나 상담실에 찾아가야 할 듯” “이런 사람(남편)은 나이 먹어도 절대 안 변한다” “가정법원에서 위자료 물어야 할 사람들이 자꾸 이 프로그램에 나와 개선여지 있는 사람인 척 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반면 방송의 자극적인 소재 선정과 의도적인 연출을 경계하자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저런 남편이 해당 주제로 ‘안녕하세요’ 나가자고 했을 때 나간다고? 너무 황당하니 믿기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저 정도로 심각한 사람이 자기 얼굴 팔고 방송에 출연하겠나. 주작(자작)인 듯” “‘안녕하세요’가 요즘 너무 자극적인 쪽으로만 가서 안타깝다” “요새 유난히 ‘안녕하세요’에 자극적인 소재가 많이 나오네. 진짜 사연인지부터가 의심스럽다” “다 믿지는 않는다. 더 자극적으로 각색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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