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이 금토드라마였다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4일 06시 57분


조승우 배두나 주연의 ‘비밀의 숲’은 tvN이 2013년 ‘응답하라 1994’로 시작된 금토드라마를 폐지하고 신설한 토일드라마의 첫 작품이다. 예전대로 금·토요일에 편성됐다면 더 나은 성적을 거뒀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많다. 사진제공|tvN
조승우 배두나 주연의 ‘비밀의 숲’은 tvN이 2013년 ‘응답하라 1994’로 시작된 금토드라마를 폐지하고 신설한 토일드라마의 첫 작품이다. 예전대로 금·토요일에 편성됐다면 더 나은 성적을 거뒀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많다. 사진제공|tvN
시청자 라이프스타일 반영해 이동
부진했던 ‘시카고’ 지우기 의도도

개콘·미우새 등 인기 예능과 경쟁
금토드라마 프리미엄 포기 아쉬움

케이블채널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이 첫 주 방송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 아쉬움을 남기는 아이러니한 반응을 만들어내고 있다.

‘비밀의 숲’은 tvN이 2013년 ‘응답하라 1994’부터 편성해온 금토드라마를 폐지하고 신설한 토일드라마의 첫 번째 주자. 10·11일 각각 3%와 4.1%(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예정대로라면 ‘시카고 타자기’ 후속작으로 방영해 1∼2%대 시청률에 그친 전작의 부진을 털어내고 금토드라마의 부활을 알리는 작품이 될 만했다.

하지만 tvN은 ‘비밀의 숲’을 토요일과 일요일로 편성했다. tvN 측은 “시청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주말 밤에 더욱 편안히 즐길 수 있도록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유아인과 임수정 등 스타들이 출연하고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시카고 타자기’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 ‘비밀의 숲’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비밀의 숲’이 금요일과 토요일에 편성됐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뒀을 것이라는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승우와 배두나가 각각 3년과 7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다는 소식으로 모은 화제가 이들의 열연으로 방송 후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우선 ‘비밀의 숲’은 지상파 채널인 KBS 2TV ‘개그콘서트’와 SBS ‘미운 우리 새끼’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케이블채널이 주력으로 삼는 20∼30대 시청자의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 ‘비밀의 숲’은 검사와 형사가 합심해 검찰 내부의 비리를 파헤치는 장르물이어서 이 시간대 주요 시청층인 주부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또 월요일 등교와 출근 등 심리적 압박감에 일요일 밤 드라마를 마음껏 즐기기 어렵다는 시선도 나온다.

특히 tvN의 금토드라마 폐지는 지난 4년 동안 이 시간대 드라마가 해당 채널의 브랜드로 자리 잡고 KBS 등 지상파 방송이 따라하게 만들었던 성과를 잃는 것이기도 해 시청자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tvN 측은 “금토드라마의 시작을 알리며 지상파 채널에까지 영향을 미쳤지만, 시청자를 우선시하는 데 방점을 찍었기에 편성 전략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한다. 토일드라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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