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홍파 “부산 사투리로 좀 까불어 봤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1일 06시 57분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드러낸 김홍파. 5월부터는 SBS 새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에서 활약을 예고했다. 스포츠동아DB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드러낸 김홍파. 5월부터는 SBS 새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에서 활약을 예고했다. 스포츠동아DB
■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서 미친 존재감 김 홍 파

김갑수 형한테 까불어도 되겠냐 했더니 ‘OK’
덕분에 재밌게 연기…왜 벌써 죽었냐는 말도


“어릴 땐 연기하는 놈이 사투리 쓴다꼬 혼났는데, 세상 마이 좋아졌지요. 하하!”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제대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출연작만 많은 게 아니라 각 작품마다 드러내는 존재감은 더욱 강렬하다. 현재 월화극 1위를 달리고 있는 SBS ‘귓속말’에서 김갑수와 함께 불꽃 튀는 카리스마 대결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홍파(55)다. 극중 방위산업체 보국산업의 회장 강유택 역으로 ‘악의 축’인 김갑수의 목줄을 죄고 있다. 김홍파는 비릿한 웃음과 작지만 매서운 눈으로 시청자를 압도한다. 차진 부산 사투리는 강한 카리스마 뒤의 비열함을 배가시킨다.

“고향이 부산이다. 스물한살 때 서울로 올라와 연기를 시작했는데, 그땐 사투리를 쓰면 안됐다. 지금이야 이렇게 편하게 쓰고 있지, 표준어를 쓰려고 엄청 고생했다. 언젠가 ‘사투리도 쓸 때가 오겠지’ 하는 마음에 악센트는 잊지 않도록 따로 익혔다.”

대본을 쓰는 박경수 작가도 부산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드라마에서 유독 부산 사투리를 사용하는 인물에 힘을 준다.

“박 작가는 고사 지낼 때 만났다. 자신이 생각하는 인물의 관점 등을 얘기해 주더라. 드라마나 영화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권력자는 대부분 경상도 사람이지 않나. 내가 그런 인물을 표현하는 데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부산 출신이라 정확하게 표현해줘 연기하는 데 수월했다.”

연기자 김홍파. 스포츠동아DB
연기자 김홍파. 스포츠동아DB

사실 김홍파는 이제 더 이상 드라마에 등장하지 않는다. 4월24일 방송한 7회에서 강렬하게 ‘전사’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드라마는 2막을 시작한다.

“누가 봐도 나쁜 놈인데 왜 벌써 죽었냐는 말을 들으니 좋기도 하지만, 이상하더라. 하하! 김갑수 형님과 재미있게 ‘놀다’ 끝나니 재밌었다. 형님이랑은 연극할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드라마로는 처음 만나 ‘형님, 이번에 제가 좀 까불어도 되겠습니까?’ 했더니, 웃으면서 그러라고 했다. 덕분에 편하게 잘 했다.”

그는 요즘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했다. 10일부터 방송하는 SBS 새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에서 서울중앙지검장 역으로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딱 10년 전만 해도 일이 없어 고민했다”는 그는 각종 작품의 출연 섭외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쁜 몸이 됐다.

“드라마는 지난해부터 시작해 20년 만에 하는 거다. 하면 할수록 정말 무섭다고 느낀다. 파급효과는 영화에 비교할 게 못되고. 배우로서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긴장하게 되더라. 행동 하나하나에도 신경 쓰고 다니려고 한다.”

● 김홍파

▲1962년 1월5일생 ▲극단 목화 출신 ▲1992년 연극 ‘백마강 달밤에’로 데뷔 ▲1994년 영화 ‘우리시대의 사랑’을 시작으로 ‘1724 기방난동사건’ ‘신세계’ ‘남쪽으로 튀어’ ‘박수건달’ 등 ▲2015년 영화 ‘내부자들’로 주목. ‘암살’ ‘대호’ 등 ▲2016년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 ‘낭만닥터 김사부’ ‘38사기동대’ 등 ▲2017년 영화 ‘특별시민’ ‘임금님의 사건수첩’ ‘리얼’ 등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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