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머리-타투하고… ‘탈북썰’ 푸는 탈북남녀 BJ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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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1인방송 화제 손봄향-이평 씨

1인 미디어 인터넷 방송에서 인기 탈북 BJ로 활동 중인 손봄향 씨(위쪽 사진)와 이평 씨. 10대에 탈북해 10년 넘게 한국에 살고 있는 이들은 본인이 직접 경험한 탈북 과정, 북한 음식, 북한 정보 등을 방송하며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두 명 모두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도 출연했다. 유튜브 캡처
1인 미디어 인터넷 방송에서 인기 탈북 BJ로 활동 중인 손봄향 씨(위쪽 사진)와 이평 씨. 10대에 탈북해 10년 넘게 한국에 살고 있는 이들은 본인이 직접 경험한 탈북 과정, 북한 음식, 북한 정보 등을 방송하며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두 명 모두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도 출연했다. 유튜브 캡처
《최근 1인 미디어 시장에서 대세로 떠오른 콘텐츠는 일명 ‘탈북썰’(탈북 과정 이야기)이다. 그 중심에는 아이돌 못지않게 세련된 외모를 지닌 젊은 탈북자 BJ(Broadcasting Jockey·방송진행자)들이 있다. 이들은 아프리카TV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탈북 과정, 북한 음식 등 다양한 북한 콘텐츠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1인 방송을 이끌어 가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탈북자 BJ 1호 손봄향 씨(29)와 아이돌 그룹 ‘씨엔블루’의 리더 정용화와 닮은꼴 외모로 화제가 된 이평 씨(22).》
 

 10년 전 남한에 온 손 씨는 아프리카TV 누적 시청자 200만 명을 보유한 인기 BJ이다. 그가 유튜브에 올린 ‘탈북 스토리’ 영상은 5일 현재 조회수가 319만 회가 넘는다.

 함북 청진 출신인 이 씨는 여덟 살 때 할머니와 함께 탈북을 시도했지만 중국 공안에 잡혀 한 차례 북송됐었다. 2년 뒤 다시 탈북해 2004년 남한에 정착한 그의 말투에서 ‘북한 사투리’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곱상한 외모, 피어싱한 눈썹, 팔에 새긴 타투 등 오히려 남한 청년들에 비해 더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4개월 전 유튜브에 올린 ‘탈북 과정 썰’ 동영상은 5일 현재 176만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하나원에서 국정원의 탈북자 조사 과정’ ‘북한음식 먹방’ ‘북한단어교실’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씨는 “월평균 500만 원 정도 수익을 올리고 있고, 가장 많을 때는 월 2000만 원도 벌었다”고 말했다. 손 씨는 평균 월 300만 원대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탈북자 3만 명 시대를 맞았지만 왜곡된 선입견이 적지 않다는 게 두 사람의 말이다. 이 씨는 “실시간 채팅 과정에서 북한과 탈북자에 대한 왜곡된 질문을 자주 받곤 한다”고 했다. ‘북한 사람들은 진짜 인육을 먹나요?’ ‘북한에서는 버스비 대신 감자를 내고 탄다는 게 맞나요?’와 같은 경우다. 손 씨 역시 “‘기쁨조 출신 아니었냐’고 질문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것도 이들이 탈북방송 BJ가 된 이유 중 하나다. 손 씨는 “나라 잘못 만난 잘못밖에 없는 탈북자들이 기죽어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탈북자들이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인식을 바꾸자는 차원에서 방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씨는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탈북자에 대한 인식이 더욱 나빠진 것이 방송을 시작한 한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5월 첫 방송 뒤 방송 8개월 차에 접어드니 이젠 이상한 질문에 대해 다른 시청자분들이 ‘그거 아니다’라고 설명해주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가 5년 전 첫 탈북자 출연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면서 ‘북한’ ‘탈북’ 등은 하나의 특별한 방송 콘텐츠로 자리를 잡게 됐다”며 “분단 상황으로 북한은 아직 신기하고 낯설기 때문에 시청자와 직접 소통하는 1인 미디어에서 차별성을 지닌 콘텐츠가 됐다”고 분석했다.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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