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벌진트, 대중의 신뢰회복이 먼저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29일 14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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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가수 버벌진트. 사진|동아닷컴DB
힙합가수 버벌진트. 사진|동아닷컴DB
지난달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면허정지처분을 받은 힙합가수 버벌진트가 29일 ‘진실게임’ ‘추적’ 두 곡의 신곡을 내면서 다시 한 번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버벌진트가 해당 사건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발표한 두 곡에는 음주운전에 대한 후회와 자책이 담겨있다. 특히 ‘이건 반성문이자 reality check/팬들에게 미안한 맘을 알리는 게/지금 나에게 주어진 미션’이라는 노랫말이 담긴 ‘추적’을 통해 이번 신곡이 음주운전에 대한 반성문이라고 직접 설명한다.

소속사 브랜뉴뮤직 측도 “버벌진트가 실망했을 팬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두 곡을 만들었다. 당시의 상황과 이후 쏟아지는 비난들에 대한 심경과 반성을 담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두 곡으로 발생하는 모든 음원 수익을 교통사고 피해 가족 유자녀 장학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반성과 자책을 담은 노래라 할지라도 버벌진트가 신곡을 낸 행위를 두고 ‘악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죄의 의미라지만 대중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이 버벌진트의 음주사건에서 실망한 부분은, 음주행위 자체보다, SNS를 통해 먼저 자백한 것이 꼼수로 비춰진 일이다. KBS 1TV ‘추적 60분’ 제작진과 경찰의 합동단속에 걸려놓고, 그 사실은 밝히지 않은 채 음주운전 사실을 SNS에 올린 일을 두고 대중을 기만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진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버벌진트가 아무리 “사죄의 의미로 냈다”고 한들, 대중은 그의 말에 진정성을 부여하기가 어려운 것이고, 자숙의 의미도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다. 오히려 컴백을 위한 수순 아니냐는 의심까지 갖게 만들고 있다. 음원 수익을 교통사고 피해 가족에게 기부한다는 계획도 곱게 비춰질 수 없는 것이다.

버벌진트에게 필요한 건 대중으로부터의 신뢰회복이다. 자신의 음주운전 적발이 ‘추적60분’에 나올 것 같으니까, 미리 SNS를 통해 선수를 친 게 아니라는 그의 해명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대중은 그 말을 크게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버벌진트는 충분한 자숙과 신뢰회복 단계가 필요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사죄를 담은 노래를 발표하는 방식의 자숙은, 대중에겐 자숙이 아닌 것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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