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이야기의 힘…한국영화 기지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7월 1일 07시 05분


영화 ‘극비수사’-‘연평해전’-‘소수의견’(맨 위쪽부터). 사진제공|제이콘컴퍼니·로제타픽쳐스·하리마오픽쳐스
영화 ‘극비수사’-‘연평해전’-‘소수의견’(맨 위쪽부터). 사진제공|제이콘컴퍼니·로제타픽쳐스·하리마오픽쳐스
‘극비수사’ ‘연평해전’ ‘소수의견’ 등
실화 바탕 영화들 점유율 상승 견인

한국영화가 다시 기지개를 켤까.

최근 ‘극비수사’와 ‘연평해전’이 흥행하고 ‘소수의견’이 꾸준한 관객의 선택을 받는 등 한국영화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 덕분에 올해 상반기 침체됐던 한국영화는 6월 점유율 증가세를 그리며 하반기를 기대하게 한다.

이 같은 기대감은 신선한 이야기의 힘과 그로부터 형성되는 공감대에서 나온다. ‘극비수사’(제작 제이콘컴퍼니)와 ‘연평해전’(감독 김학순·제작 로제타시네마), ‘소수의견’(감독 김성제·제작 하리마오픽쳐스)은 비극적인 사건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폭넓은 공감대와 파급력을 더하면서 한동안 외화에 밀려 고전하던 한국영화를 향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모두 실화에 바탕하거나 모티프를 얻은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모은다.

6월24일 개봉한 ‘연평해전’은 처절한 전투에 나선 청년 군인들의 희생에 눈높이를 맞춰 상영 2주차에도 예매율 20∼30%대(영화진흥위원회)를 유지하며 6월30일 현재 180만명을 동원했다. ‘극비수사’는 불행하게 그려질 수 있는 어린이 유괴사건을 인간미 넘치게 풀어낸 김윤석과 유해진의 활약으로 250만 관객 돌파를 앞뒀다. 두 작품보다 비교적 적은 상영관에서도 ‘소수의견’은 6월30일 현재 예매율 5위를 유지하며 9.11점(네이버)의 높은 관객 평점을 이끌어내고 있다. 참혹한 재개발 철거현장에서 벌어진 참사의 비극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한 덕분이다.

‘극비수사’의 연출자 곽경택 감독은 “억울함에 처한 주인공들이 다시 일상의 힘을 회복했던 실제의 이야기를 중요하게 여겼다”고 밝혔다. 현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며 관객의 공감을 얻는 스토리의 힘의 그만큼 큰 것임을 드러낸다. 그동안 엇비슷한 소재와 장르 쏠림현상을 빚어내며 관객의 시선을 모으는 데 실패한 많은 한국영화에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는 흥행 수치 면에서 처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연속된 부진은 4월과 5월 각각 25.6%, 31.5%까지 곤두박질친 점유율로도 드러난다. 하지만 ‘극비수사’ 등이 개봉한 6월 이후 그 증가세가 뚜렷하다.

영화 ‘암살’ 포스터. 사진제공|케이퍼필름
영화 ‘암살’ 포스터. 사진제공|케이퍼필름

동시에 22일 개봉하는 ‘암살’(사진)부터 8월 ‘베테랑’,‘협녀, 칼의 기억’ 등 대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렇다고 낙관만 할 수는 없다. 2일 개봉하는 ‘터미네이터:제니시스’의 위력이 어디까지 가닿을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SF액션 장르의 ‘전설’로 통하는 프리미엄에다 앞선 시리즈를 뒤엎고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초반부터 열혈 팬의 관람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40%대로 나타나는 예매율이 그 증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