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일이] ‘코미디 프로그램 대부’ 김경태 PD, 대학강단에 대중문화 뿌리를 심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1일 05시 45분


김경태 PD
김경태 PD
■ 1993년 4월 1일

“만우절이야!” 모두가 그랬습니다. 홍콩스타 장궈룽(장국영)이 12년 전 바로 오늘, 세상과 이별하던 날이었습니다. 한밤 전해진 소식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세상은 당대의 너른 문화를 이끌며 대중과 그 향취를 함께 나눈 친구로 여전히 그를 추억합니다. 이제는 지나간 시절, 추억은 그렇게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스포츠동아가 그 추억 속으로 독자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2010년 11월1일 ‘김현식(1990년)·유재하(1987년) 사망, 그들의 가슴 시린 우정’ 편부터 2011년 10월31일 ‘먼지 쌓인 연예사 복원’ 편까지 1년 동안 매일 지면에 게재했던 ‘스타, 그때 이런 일이’를 새롭게 연재합니다. ‘시즌2’로 이름 붙여도 좋을 ‘스타, 그때 이런 일이’는 특히 1990년대 대중문화를 소재 삼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1993년 오늘, 당시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 코미디 프로그램의 ‘대부’로 인정받던 김경태(사진) SBS PD가 강단에 섰다. 1970년대 MBC ‘웃으면 복이 와요’ ‘유쾌한 청백전’ 등 국내 대표적인 코미디·예능프로그램을 연출하며 명성을 떨친 그는 전문가답게 자신의 체험을 학생들에게 실감난 강의로 전해주었다. 대중문화가 대학 강단의 정식 강의 주제 혹은 커리큘럼으로 채택되는 순간이었다.

김경태 PD에 앞서 연기자 최불암이 그해 새 학기 강단에 나섰고 이병헌은 서울예전(현 서울예대) 영화과에서 강의했다. 이후 배우 안성기와 오정해와 가수 김수철과 신해철, 개그맨 김국진 등도 대학생들을 만났다. 이후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각 대학이 연극영화과와 실용음악과 등 대중문화 관련 학과를 경쟁적으로 개설하면서 스타들의 강의는 더욱 활발해졌다. 또 관련 학과가 아니더라도 대중문화를 정식 교과로 채택하는 대학도 늘어났다.

연예인들의 대학 강의는 사실 1980년대 말부터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일부 연기자에 국한될 뿐 주로 영화감독이나 방송사 PD 등이 강의에 나섰다는 점에서 1990년대와 차이가 있다. 이처럼 스타들의 대학 출강은 대중문화가 1990년대 초반부터 그 화려한 꽃을 피운 덕분이다. ‘딴따라’라는 비하의 별칭으로만 여겨지던 연예인이 어엿한 ‘스타’로 각광받으며 사회적 위상을 높여가던 때, 대중문화는 산업적으로나 대중적으로나 그 영역을 더욱 확장해갔다. 대중문화를 학문적·비평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각종 문화비평서와 ‘최진실 신드롬’ 같은 서적들이 쏟아지던 때도 바로 이 즈음이다.

1990년대 대중문화는 그렇게 나래를 펴고 있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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