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원 “두달만에 촬영·편집까지 끝내 추석 개봉 맞추려 직접 메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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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8일 07시 00분


영화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 개봉 전 대규모 모니터링 시사회를 통해 관객의 웃음 코드를 확인했다는 정태원 감독. 제작자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그는 “앞으로도 연출 작업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영화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 개봉 전 대규모 모니터링 시사회를 통해 관객의 웃음 코드를 확인했다는 정태원 감독. 제작자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그는 “앞으로도 연출 작업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 유명 제작자서 ‘가문의 수난’ 감독 변신

감독 못찾자 신현준 탁재훈이 “형이 해” 힘 실어줘
멜로·감동 그런것 없어 철저하게 웃으려고 만든 영화
감독 한번더?…이번 영화 뜨면 못할것도 없죠 하하

“감독을 꿈꿔 본 적 없어요. 감독은 무조건 대학에서 전공해야 하는 줄 알았어요.”

유명 제작자에서 이제는 감독으로 불리게 된 그는 손사래를 치며 “마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연출자로 움직인 것 같다”고 했다. 드라마 ‘아이리스’와 코미디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만든 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47) 대표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첫 연출작은 ‘가문의 영광’ 네 번째 이야기인 ‘가문의 수난’. 2편부터 함께 한 신현준·탁재훈·김수미가 다시 뭉쳤다. 모든 시리즈가 추석에 개봉한 것처럼 ‘가문의 수난’ 역시 올해 연휴 시작에 맞춰 7일 관객에게 공개됐다. 정태원 감독은 “어쩌면 추석 개봉이 연출을 결심한 이유”라고 했다.

“추석에 맞추려면 두 달 안에 촬영하고 편집까지 해야 하는데 이렇게 무리한 요구를 할 만한 감독을 찾을 수 없었어요. 신현준과 탁재훈이 ‘형이 해’라면서 힘을 줬어요.”

● “김수미 너무 웃어서 편두통에 시달리기도…”

‘가문의 수난’은 조직 생활에서 벗어난 홍덕자(김수미)의 삼형제가 난생 처음 일본 해외여행에 나섰다가 은행털이범으로 몰린 황당한 상황을 그렸다. 홍덕자와 삼형제, 현영과 정준하까지 여섯 명이 겪는 로드무비란 설정 탓에 영화에는 단체 장면이 유난히 많다.

이 배우들을 일본에 묶어두는 일도 쉽지 않았다. 신현준은 KBS 2TV ‘연예계 중계’로, 정준하는 MBC ‘무한도전’으로, 현영은 MBC 라디오 진행으로 매주 한국과 일본을 한 두 번씩 오갔다.

“24시간 내내 촬영한 날도 있어요. 영화 촬영에선 드문 일이죠. 정준하가 영화 도중에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설정은 ‘무한도전’ 조정 특집과 겹쳐서 그런 거고요. 하하.”

2, 3편의 여주인공 김원희 대신 현영을 투입한 이유도 있다. 정 감독은 “김원희는 진행을 맡은 프로그램도 여러 편인데다 결혼을 해 장기간 해외 촬영이 어려웠다”며 “현영은 워낙 예능 감각이 뛰어나 뭘 시켜도 제 몫을 해냈다”고 했다.

‘가문의 수난’은 영화 전체에 기여한 배우들의 참여 비중이 이전 시리즈보다 더 컸다. 촬영이 끝난 뒤 신현준은 출연진 대표로 정 감독에게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다. 정 감독은 이를 두고 “배우들이 보내온 상소문”이라고 소개했다. “냉정한 조언이 담겨 있었어요. ‘내 출연 장면 더 넣어달라는 게 아니다’는 신현준의 말에 설득당해 의견 가운데 85%는 받아들였습니다.”

● 내년 가을께 ‘아이리스 2’ 방송…감독도 병행

이번 영화의 성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정 감독은 “다른 장르의 작품도 기회가 닿으면 연출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저 때문에 가문 시리즈가 끝나면 안 된다”며 “철저하게 웃으라고 만든 영화라서 멜로도, 감동도 없다. 따지려고 들면 말도 안 되는 만화적인 상상력이 깃든 영화”라고 덧붙였다.

정태원 감독은 ‘가문의 수난’ 이후 다시 드라마 제작자로 돌아온다. 연말 ‘제3병원’을 제작하고 내년 여름부터는 ‘아이리스2’ 촬영을 시작해 10월께 방송한다.

“‘아이리스2’는 이병헌의 죽음으로 막을 내린 1편의 이야기와 연결지을 생각이에요. 1편 출연 배우가 얼마나 참여할지는 구체적인 대본이 나와봐야 알 것 같아요.”

정태원 감독은 작품에 톱스타를 자주 기용하는 ‘캐스팅 파워’로도 유명하다. 비결을 묻자 그는 “무슨…”이라며 멋쩍어 하며 “송강호 김윤석 같은 배우들과는 해본 적도 없다”며 아직 공략할 배우들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donga.com 트위터 @tadada11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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