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장자연 “약에 취해 밤새도록 날 괴롭혀 동료 보는데도 변태짓…꼭 복수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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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9일 07시 00분


■ 성상납 ‘장자연 문건’엔 어떤 내용이

“일간지 대표 1번으로 복수를” 강한 적개심
접대 과정 거침없이 표현…명단 공개 언급

고 장자연이 지인 전 모 씨(일명 왕첸첸)에게 보냈다는 ‘성상납 강요 자필편지’에 대한 경찰의 진위 판정 여부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문제의 편지에 담긴 구체적인 내용들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50여통, 230여쪽에 이르는 이 문건은 실제 장자연이 쓴 것인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각 페이지의 글씨체가 동일해 한 명이 모두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개된 편지의 내용에는 장자연이 언론사 대표, 기업, 기획사, PD 등으로부터 성접대를 강요받았음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과 이로 인한 수치심, 이들에 대한 분노가 넘쳐흐른다.

문제의 편지에서 장자연은 접대 자리에서 만난 사람들을 ‘악마’라고 불렀다. 2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비슷한 내용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공개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김사장 아는 사람들 모두가 악마 악마들이야. 악마들. 그것도 완전 미친 악마 그런 거. 오빠 부탁이야. 금융업체 간부 그리고 IT 업체 대표 그리고 일간지 신문사 대표는 제발 아저씨에게 말을 해서라도 꼭 복수해줘”라고 접대를 했던 사람들에 대한 강한 증오와 적개심을 드러냈다.

또한 “금융업체 간부 정신 이상자 ○○. 회사 직원 동생이 빤히 바라보고 함께 자리하고 있는 술집 자리에서 나에게 얼마나 ○같은 변태 짓을 했는지. 날 밤새도록, 약에 술에 취해서 무슨 약을 얼마나 처먹은 건지 잠도 자지 않고 날 괴롭혔고”라며 이른바 성접대의 구체적인 상황도 적나라한 표현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어 “날 넘 힘들게 한 사람들 다이어리 노트 보여주려고 그래. 결정한건 아니고 일단 날 변태처럼 2007년 8월 이전부터 괴롭혔던. 지금은 이름만 적어서 보낼게. 31명 감독·PD들은 가장 마지막에 따로 쓸게”라고 접대 대상자들의 명단을 작성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특히 “일단은 금융회사 미친 ○○ 그리고 인터넷 ○○신문사 대표 대기업 대표 그리고 대기업 임원 뭐 간부 그런거. 일간지 신문사 대표는 아저씨에게 1번으로 복수를” 등의 부분에서는 명단 공개를 통해 수차례 언급한 ‘복수’를 하려고 한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이밖에 “나말구두 신인들 연예 지망생들도 아니 다이어리에 있는 여자애들 그리고 술접대했던 그리고 아 참석해서 접대한 사람들 모두 다 적구 내가 아는 사람 적는다면 끝이 없을 거 같아. (중략) 장자연, 설화가 넘 힘들어 하구 있다고” 등 자신을 장자연이라고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성접대 사실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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