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배우들, 차기작 흥행부진 징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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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8일 2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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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남길과 이민호, 그리고 한효주. 지난해 드라마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이들이 올해 상반기에 나온 차기작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평을 듣고 있다. 기존 히트작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연기력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지난해 화제작 MBC '선덕여왕'에서 미실(고현정)의 아들이자 선덕여왕(이요원)을 사랑했던 비운의 캐릭터 '비담'을 연기한 김남길은 5월 SBS '나쁜남자'로 돌아왔다. 선덕여왕에서 주연급 조연으로 나왔던 김남길은 첫 주연을 맡아 재벌가의 아들로 입양됐다 버림받고 복수를 꿈꾸는 '심건욱'을 연기했다. 하지만 방송 이후 새 역할이 이전 히트 캐릭터인 비담과 이미지가 똑같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고, '현대판 비담'이라는 조어까지 생겼다. 다소 지저분한 외모에 거칠게 행동하다 간혹 짓는 우수에 젖은 표정까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말을 타는 장면이 오토바이로 바뀌는 등 배경만 현대가 됐다. 김남길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 (비담) 이미지에 대한 소모적인 부분도 있다"며 반복되는 캐릭터 문제를 인정했다. 나쁜남자의 시청률은 10% 중반으로 나쁘지 않지만 방영 전 기대치에는 모자란 수치다.

KBS2 '꽃보다 남자'를 통해 '꽃미남 열풍'을 불고 왔던 이민호는 4,5월 MBC '개인의 취향'으로 1년 만에 복귀했다. 이민호는 재벌그룹 후계자(꽃보다 남자)에서 건축사무소 소장(개인의 취향)으로 신분이 '하락'했지만 고급 양복을 입고 까칠한 매력을 발산하는 것은 여전했다. 이민호는 게이로 오해받는 역할로 다분히 코믹적인 요소를 강화했지만 '꽃남' 구준표 이미지를 벗는 데 한계가 있었고, 감정의 기복이 드러나지 않는 발음 때문에 "국어책을 읽는 것 같다"는 평가도 받았다. '꽃남'의 최고 시청률은 34.8%(TNms)이었지만 개인의 취향은 14.2%에 그쳤다.

이영미 문화평론가는 "김남길과 이민호가 변화보다 안정성을 선택해 기존에 히트했던 까칠한 이미지를 반복하는 아쉬움을 보였다"면서 "이민호의 경우 '꽃남' 때는 'F4' 가운데 연기력이 쳐지지 않아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개인의 취향'에서는 부자연스런 연기가 뒤늦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효주는 겉으로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SBS '찬란한 유산'으로 40% 시청률을 넘겼던 한효주는 올해 출연한 MBC '동이'가 15일 시청률 33.1%를 기록했기 때문. 하지만 한효주는 드라마의 성공에 비해 배우 자체의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효주는 찬란한 유산에서 "배우 자체의 카리스마보다 좋은 극본 덕분에 인기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는 이병훈 PD의 동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한효주의 연기는 정형화돼 있어 개성을 찾기 어렵다"면서 "아직 배우 자체의 힘보다는 연출과 대본 덕을 많이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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