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간접광고, 기대가 너무 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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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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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파 허용’ 초기 성적표 미흡


현대자동차는 3월 김연아 선수가 출전한 SBS의 세계피겨선수권 중계에서 가상광고를 통해 빙판 위에 기업 로고와 자동차 ‘쏘나타’를 보이도록 했다(위 사진). 헬스쿠킹하이텍은 약탕기 ‘오쿠’를 5월 SBS 일일드라마 ‘당돌한 여자’에서 간접광고로 노출시켰다. 사진 제공 현대자동차 · 한국방송광고공사
현대자동차는 3월 김연아 선수가 출전한 SBS의 세계피겨선수권 중계에서 가상광고를 통해 빙판 위에 기업 로고와 자동차 ‘쏘나타’를 보이도록 했다(위 사진). 헬스쿠킹하이텍은 약탕기 ‘오쿠’를 5월 SBS 일일드라마 ‘당돌한 여자’에서 간접광고로 노출시켰다. 사진 제공 현대자동차 · 한국방송광고공사
■ 가상광고
단가 높아 인기스포츠 중계에 쏠려

■ 간접광고
드라마 쪽 부진… 예능에만 몰려


TV 가상광고와 간접광고가 각각 3월과 5월에 첫선을 보였다. 지상파들은 방송 광고 수입의 확대를 위해 가상·간접광고의 허용을 기다려 왔으나 시행 초기의 결과는 그에 못 미치고 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가상광고는 프로야구 등 인기 스포츠에 몰렸으며 시행 두 달 동안 9건에 불과했다. 시행 한 달이 된 간접광고는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모두 5건이 집행됐다. 케이블 방송도 가상·간접광고를 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는 지상파에 비해 구체적인 실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 가상광고는 김연아 경기와 프로야구 중계에 몰려


가상광고는 화면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광고 이미지를 삽입한다. 피겨스케이트장 한가운데에 가상 이미지의 자동차가 노출되거나, 야구 그라운드에 제품 이미지를 가상으로 그려 넣는 방식이다.

가상광고는 3월 26일 SBS가 중계한 세계피겨선수권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KBS MBC 등 지상파 3사에서 모두 9건이 집행됐다. 피겨를 비롯해 야구, 축구, 골프에 가상광고가 몰렸다. 다른 광고와 마찬가지로 비인기 종목에는 집행되지 않은 셈이다.

9건의 가상광고는 김연아 선수가 출전한 세계피겨선수권(쇼트, 프리, 쇼트 하이라이트, 프리 하이라이트)과 프로야구 개막전, 4월 프로야구, 마스터스와 발렌타인 골프, 5월 국가대표 월드컵 평가전(에콰도르전) 등이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CJ 한국야쿠르트 등이 가상광고를 냈으며 자동차, 에어컨, 발효유 등의 제품과 기업 로고가 화면에 나왔다.

가상광고의 가격은 해당 프로그램 일반광고 단가의 1.5배 수준으로, 해당 가격의 상하 5% 이내에서 경매 방식을 통해 광고주가 선정된다. 이를테면 15초짜리 일반광고 가격이 1200만 원인 스포츠 중계에 3초 분량의 가상광고를 할 경우 570만∼630만 원을 내야 한다. 현대자동차 국내광고팀 진경정 과장은 “가상광고는 본 프로그램 화면에 광고가 삽입되는 만큼 주목도가 높지만 단가가 너무 세다”고 말했다.

○ 드라마 간접광고는 아직 부진

간접광고는 드라마, 예능, 교양 프로그램에서 제품을 브랜드 로고와 함께 노출시킬 수 있다. 기존 협찬광고의 경우 출연자가 입은 옷의 로고나 사용하는 가전기기의 제품명을 모자이크 등으로 가렸고 방송 후 자막으로 협찬사를 고지하는 데 그쳤다. 15초 일반광고의 가격이 1200만 원인 드라마의 경우 극 중에서 주인공이 해당 제품을 직접 사용할 경우 노출 시간에 관계없이 같은 금액을 받는다. 제품이 배경으로만 노출될 경우 금액은 떨어진다.

간접광고는 5월 2일 SK커뮤니케이션즈가 SBS ‘인기가요’에서 화면에 포털 사이트 ‘네이트’의 검색창을 노출시키는 것으로 시작된 뒤 지상파 3사에서 모두 5건이 나갔다. SBS가 4건, MBC는 1건이고 KBS2는 없었다.

SBS 드라마 ‘당돌한 여자’에는 헬스쿠킹하이텍의 약탕기 ‘오쿠’가 나왔다. CJ엔터테인먼트는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포스터를 SBS 예능프로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 농심은 ‘후루룩 국수’를 MBC 드라마 ‘황금물고기’에, 카페베네는 커피전문점을 SBS 드라마 ‘커피하우스’에 나오도록 했다.

이 밖에 예정된 간접광고가 예능에 몰린 이유는 드라마 광고 계약의 경우 방영 2, 3개월 전에 마치는데 아직 간접광고의 시행 초기이기 때문이다. 지상파 3사 드라마의 90% 정도를 만드는 외주제작사가 간접광고를 영업할 수 없는 것도 한 이유다. 간접광고 영업은 방송사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드라마 ‘커피하우스’ 간접광고의 경우 제작사 코어콘텐츠미디어가 아닌 SBS가 광고 기업과 계약을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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