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상처 ‘웃음’으로 씻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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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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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오키나와국제영화제

20∼28일 열린 제2회 오키나와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일본 코미디 영화 ‘야지마 미용실’의 출연자 3명이 영화제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들은 일본 음악그룹 ‘야지마 미용실’의 멤버들로 평소에도 화려한 여장을 하고 가수활동을 한다. 사진 제공 오키나와국제영화제
20∼28일 열린 제2회 오키나와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일본 코미디 영화 ‘야지마 미용실’의 출연자 3명이 영화제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들은 일본 음악그룹 ‘야지마 미용실’의 멤버들로 평소에도 화려한 여장을 하고 가수활동을 한다. 사진 제공 오키나와국제영화제
일본 최남단 군도 오키나와(沖繩)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과 일본의 격전지이자 지금도 미군기지가 있는 곳이다. 역설적이게도 이곳에서 ‘웃음과 평화(Laugh & Peace)’를 슬로건으로 내건 축제가 20∼28일 열렸다. 올해 2회를 맞은 오키나와국제영화제다.

○ ‘전쟁의 섬’에서 ‘웃음의 섬’으로


나흘간의 사전 이벤트를 마친 뒤 24일 오후 오키나와 현 기노완(宜野灣) 시 오키나와 컨벤션센터에서 영화제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이 영화제는 주로 코미디영화를 상영하며 올해 26편의 장편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한국영화로는 신태라 감독, 강지환 김하늘 주연의 ‘7급 공무원’이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MBC 개그프로그램 ‘하땅사’(하늘도 웃고 땅도 웃고 사람도 웃고)에서 개그맨 오지헌 김경진 등이 출연한 25초짜리 동영상 ‘하이킥’이 ‘월드 와이드 래프’ 부문에 나왔다. 월드 와이드 래프에서는 번역없이 세계인들이 웃을 수 있는 2분 이내의 동영상 60편이 경쟁한다. ‘하이킥’은 상을 받진 못했다.

개막작으로는 일본의 코미디 영화 ‘야지마 미용실’이 상영됐다. 일본 3인조 음악 그룹인 야지마 미용실 멤버들이 여장을 하고 출연한 이 영화는 미국 네바다 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엄마와 두 딸이 각자 꿈을 이루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 부산국제영화제가 노하우 전해줘

24일 오키나와 컨벤션센터 입구에서 해변까지 펼쳐진 300m의 레드카펫 주변에는 3만5000여 명이 몰렸다. 오키나와 출신의 톱가수 아무로 나미에를 비롯해 일본의 개그맨, 영화제 관계자 등 194명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배우 강지환이 레드카펫을 밟자 여성 팬들은 그의 사진을 들고 환호했다. 강지환 팬클럽 회원인 이시즈카 구미에 씨(55)는 “한국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를 보고 강지환의 팬이 되어 그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 다섯 번이나 갔다”며 흥분했다.

‘7급 공무원’ 등 26편 상영
MBC 개그프로도 출품
곳곳 여장 등 이색분장


‘겨울연가’의 윤석호 감독은 해외 영화 관계자들과 교류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2002년 군 입대 기피 논란으로 입국 금지를 당했던 가수 유승준은 청룽과 함께 출연한 영화 ‘대병소장’이 경쟁 부문에 올라 배우로 모습을 드러냈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은 “오키나와국제영화제 실행위원회가 부산국제영화제로부터 운영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적극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재미를 앞세운 영화제인 만큼 곳곳에서 이색 분장을 한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한 일본 남성 연예인은 야외에서 하얀 팬티 한 장만 걸친 채 줄넘기를 하는 깜짝쇼를 연출했고 야지마 미용실 멤버들은 진한 화장과 드레스 차림으로 여장을 하고 나타나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오키나와=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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