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방문진 “PD수첩, 광우병 보도 표현 부적절”

  • 입력 2009년 8월 13일 02시 59분


방문진, MBC 2008년 경영평가보고서

[PD수첩] “광우병 보도 표현 부적절”
[뉴스데스크] “미디어법 보도 균형 논란”
[인력구조] “간부가 72%차지 기형적”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최근 발간한 ‘2008년 MBC 경영평가보고서’에서 광우병 논란을 일으켰던 MBC ‘PD수첩-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지난해 4월 29일 방영)에 대해 “적절치 못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MBC는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PD수첩’ 측도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MBC 경영을 관리 감독하는 방문진의 지적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경영평가보고서는 방송문화진흥회법에 따라 2001년부터 매년 작성하며 MBC는 요약본을 공개해 왔으나 동아일보가 최근 보고서 전문(全文)을 입수했다.

방문진은 이 보고서에서 “PD수첩은 적지 않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며 “표현방식(오역과 일부 내레이션)에서 적절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영어 자막 처리에서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이 인간광우병(vCJD)으로 번역된 것이나 다우너 소를 광우병 의심 소로 시청자가 받아들일 수 있게 표현됐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검찰이 올해 6월 발표한 수사 결과와 같은 내용이다. 조능희 CP 등 PD수첩 제작진 5명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왜곡·과장 보도한 혐의(명예훼손)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보고서는 간판 보도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이 2008년 8월 이후 지상파 3사 메인 뉴스 가운데 3위로 처졌으며 유일하게 지난해 12월 시청률과 시청 점유율이 동반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뉴스데스크는 지난해 광우병 관련 촛불 시위 및 12월 미디어관계법 쟁점과 관련해 균형성 논란을 낳기도 했다”며 “미디어 소유 규제 완화와 관련해서 자사의 입장을 중심으로 방송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MBC 직원 1635명 중 차장대우 이상 간부가 1176명(72%)에 이른다고 밝혀 간부가 사원보다 3배 가까이 많은 기형적 인력 구조를 보여줬다. 또 투자예산 1130억 원 중 실질 집행률이 65.6%에 그칠 만큼 투자 계획에 대한 사전 사후 평가 과정이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한 방송학자는 이 보고서에 대해 “노조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는 의미에서 ‘노영(勞營)방송’으로 불리는 MBC가 방문진의 지적을 선뜻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당시 방문진 이사였던 조영호 전 한겨레신문 전무와 주창윤 서울여대 교수 등 3명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평가단이 작성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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