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반말 쏟아내는 TV

  • 입력 2009년 6월 9일 02시 54분


방송3사 주부 대상 프로 눈살… 드라마 홍보도 지나쳐

지상파 3사의 오전 시간대 주부 대상 프로그램에 자사 드라마 홍보와 반말이 난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4월 27일부터 2주간 방송한 MBC ‘기분 좋은 날’, KBS2 ‘여유만만’, SBS ‘좋은 아침’(월∼금 오전 9시 반·사진) 프로그램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고 8일 밝혔다.

4월 30일 방송한 ‘여유만만’에서는 출연자 김세레나 씨가 “너 말이야, 사람이 그러는 게 아니야” “그 인간이 몇십만 원 먹고 갈 인간이냐?” “그까짓 거 안 받으면 어떠냐”라는 등 반말을 했으며, 5월 7일 ‘좋은 아침’에선 출연자 조영남 씨가 “얼굴이 아니잖아” “가면서 전화하자, 간다” 등 방송 전반에 걸쳐 반말을 사용했다. 방통심의위는 출연자가 잦은 반말을 사용한 KBS ‘여유만만’과 SBS ‘좋은 아침’에 2일 권고를 의결했다. 방통심의위는 “녹화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작진이 해당 출연자에게 관련 규정을 보다 엄격히 주지시키고 철저한 사후 제작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 프로그램은 모두 연예 및 생활정보, 토크, 특강 등을 망라하는 ‘종합 매거진’ 형식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내용은 연예인들의 결혼과 이혼, 결별, 출산, 사건, 사고 등 연예 정보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유사한 성격의 프로그램을 평일 오전 동일한 시간대에 편성해 시청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특히 조사기간에 자사 드라마의 촬영 현장이나 출연자 인터뷰 등 홍보성 내용을 방송한 것은 KBS ‘여유만만’이 4회(총 94분), MBC ‘기분 좋은 날’이 5회(총 97분), SBS ‘좋은 아침’이 6회(총 133분)에 달했다. 또 자사 드라마 시청을 권하는 노골적이고 의도적인 멘트를 내보냈으며, 영화나 공연에 나오거나 책 출간을 앞둔 연예인들의 홍보성 출연이 많았다.

방통심의위는 “일반 연예 정보 프로그램과 차별화되지 않게 장시간에 걸쳐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적인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방송의 공익성 구현에 부합되지 않는다”면서 “같은 시간대의 또 다른 시청자 층인 미취학 아동이나 노인, 청장년 실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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