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의 별★말씀] 김태원은 진정한 ‘로맨틱 가이’

  • 입력 2009년 5월 27일 07시 35분


스타는 이미지로 산다. 그러나 그 이미지는 간혹 진짜 모습을 가린다. ‘김원겸의 별★말씀’은 진짜를 가리고 있는 이미지를 살짝 벗기는 이야기다.

긴 머리를 묶은 말총머리, 연붉은색이 들어간 선글라스. 요즘 ‘예능늦둥이’로 한창 인기를 얻는 부활 김태원(사진)을 특징하는 외형이다. 유행에 민감하고 개성을 추구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겐 전혀 ‘힙’한 스타일이 아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거침없는 언변을 보인다. 자신이 농담 삼아 던진 말은 가끔 자신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록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다. 특정인을 거론하며 ‘과거’를 폭로하는가 하면, 아슬아슬했던 젊은 날의 이야기들을 무용담처럼 들려주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좀 투박하고 위험해 보인다. 하지만 ‘비와 당신의 이야기’ ‘회상’ ‘사랑할수록’ ‘네버 엔딩 스토리’ 등 그가 만든 노래의 가사와 멜로디는 거친 입담과 달리 아름답고 서정미 넘친다. 투박한 그에게 이런 섬세한 노래를 만들게 해주는 건 그의 순정이다.

김태원은 로맨티시스트다. 열여덟에 만난 첫사랑을 여전히 가슴에 품고 있고, 그걸 이해해주는 지금의 아내를 끔찍이 아끼고 사랑하는 순정파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 ‘소나기’ ‘사랑할수록’ 등 김태원이 만든 노래는 대부분 고2때 만났던 첫 사랑을 위한 노래다. 주위 환경이 두 사람을 1년도 채 못 돼 갈라놓았지만 첫 사랑은 늘 가슴에 있었고, 지금도 떨칠 수 없는 기억이다. ‘사랑할수록’은 첫 사랑이야기의 결정판이다.

‘한참 동안을 찾아가지 않은/저 언덕 너머 거리엔’은 서울 수색 인근 언덕배기에 있던 그녀의 집을 어느 날 찾아갔던 때를 기억하며 쓴 노래다.

그는 아내를 첫사랑과 헤어진 지 약 1년 만인 1984년 대학입시를 치르고 새 학기가 시작되기 직전 만났다. 당시 야간고등학교를 나오고 클럽에서 기타를 치던 자신과는 달리 명문대 합격생에 미모까지 갖췄던 아내와 교제 9년 만에 어렵게 결혼했다. 그의 아내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김태원을 이해해주고 보듬어주는 여자였다.

김태원은 4년 전 ‘기러기아빠’가 됐다. 필리핀에 현재 아내와 중학교 1학년 딸, 9살 아들이 유학중이다. 김태원은 보통 한 달에 보름가량을 현지에 머물다오지만 요즘은 ‘예능인’으로 주5일 근무를 하다보니 4개월 동안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꼬박 꼬박 전화를 하며 가족의 정을 나누고 있다.

김태원은 요즘도 아내와 함께 가끔 ‘저 언덕 너머 거리’에 있는 첫사랑이 살던 동네를 찾아가곤 한다.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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