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행복한 아빠 슬픈 연기 영화의 맛 달콤쌉싸래!”

  • 입력 2009년 3월 11일 07시 35분


“솔직히 부담이 큽니다. 중압감이 있어요.”

권상우. 큰 성공도 맛봤고 구설수에 시달려도 봤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으며 한류스타라는 이름도 얻었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특별했다. 권상우는 지난 해 결혼을 했고 올해 아빠가 됐다. 이 영화는 유부남이 된 후 처음으로 나서는 작품이다.

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연예인은 결혼을 결정할 때 가장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직업이다. 스타가 됐던, 스타가 되려고 하건 모두 마찬가지다.

권상우는 30대 초반이지만 결혼을 선택했다. 장동건, 배용준, 이병헌, 원빈, 송승헌, 소지섭 등 쟁쟁한 한류스타 중 결혼을 한 건 그가 유일하다.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권상우는 ‘슬픔보다 더 슬픈’에 대한 언론과 주위 반응이 좋다며 흥분돼 있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냉정하게 자기 스스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모든 것이 빨리 빨리 지나가는 세상이잖아요.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으니까 더 젊고 건강한 이미지로 좋은 작품을 많이 선보이고 싶어요”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장 슬픈 연기에 도전”

권상우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열심히 해야죠”라는 말을 자주 반복했다.

“영화 보고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은 배우, 이름만 보고도 영화를 보고 싶은 배우, 그렇게 되고 싶어요.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를 보면 참 부러워요. 함께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잘 살면서 더 멋있어 진 것 같아요. 연기적인 면에서도 아빠, 엄마가 된 후에 굉장히 깊어진 것 같고... 손태영씨와 저도 두 사람처럼 멋있어 지고 싶어요. 가정에서도 일에서도 모두...”

권상우는 힘주어 말하며 스스로에 다짐하듯 또 말했다. “열심히 해야죠.”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담은 애절한 정통 멜로다. 권상우가 연기한 케이는 아낌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며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남자다. 깊은 슬픔을 겪지만 자신을 돌보기보단 사랑하는 여인을 먼저 생각하는 슬픈 사랑이다.

그에게는 연기자로 데뷔 이후 가장 슬픔이 많은 연기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슬픔을 표현해야 했을 때 권상우는 신혼과 출산이라는 개인적으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권상우는 “촬영장에 가면 굉장히 슬픈데 집에서는 정말 행복한, 그런 이중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특별한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작품을 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고 말했다. 그리고 웃으며 “그런데 전 케이처럼 슬픈 사랑 절대 못해요. 왜냐면요. 이제 결혼했고 아이도 낳았는데 행복하게 살아야죠. 영화는 정말 슬퍼서...”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권상우에게 또 다른 의미도 있었다. 드라마 ‘천구의 계단’, 영화 ‘청춘만화’등 다양한 멜로작품이 있었지만 이번 영화는 절제된 감성 연기가 필요하고 내레이션도 많았다. 몸짱 스타로 꼽히는 권상우가 출연한 영화지만 샤워장면에서도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지 않는다. 연출은 시인 출신으로 연출부나 영화사 이력이 전무한 원태연 감독의 데뷔작이다. 철저하게 배우들의 표현력, 연기력에 의지한 작품이다.

권상우는 “남자나 여자나 배우라면 멜로에 대한 꿈이 있어요. ‘권상우 멜로도 잘 어울린다.’는 말 꼭 듣고 싶습니다.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요”라며 초조함과 기대감이 교차되는 미소로 웃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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