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부산은 시네마 천국”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 입력 2007년 10월 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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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7시 반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 상영관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화려한 개막행사와 함께 9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부산=최재호  기자
4일 오후 7시 반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 상영관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화려한 개막행사와 함께 9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부산=최재호 기자

▲ 촬영 : 동아닷컴 신세기 기자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4일 오후 5시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 상영장에서 중국 펑샤오강(馮小剛·47) 감독의 영화 ‘집결호(集結號·Assembly)’ 상영을 시작으로 12일 폐막까지 9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개막식에는 김동호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1979년 칸 영화제에서 ‘양철북’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독일의 폴커 슐뢴도르프 감독, ‘남과 여’로 유명한 프랑스의 클로드 를루슈 감독, 배우 설경구, 김태희, 주진모 씨 등 수백 명의 국내외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또한 개막 파티에서는 ‘시네마천국’ ‘미션’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영화음악계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 씨가 참석해 핸드프린팅 행사를 가졌다.

개막식 후 열린 개막작 시사회에서는 160억 원의 제작비와 3년의 제작 기간이 걸린 중국 최초의 블록버스터 전쟁 영화 ‘집결호’가 상영됐다. 1948년 겨울 중국 인민해방군과 국민당의 주력군 10만 명이 격전을 벌였던 화이하이(淮海) 전투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특수효과팀이 참여해 한국산 기술로 흙먼지와 함께 포탄이 쏟아져 내리는 스펙터클한 전쟁 장면을 만들어내 화제가 됐다.

펑 감독은 개막식 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집결호’ 제작을 앞두고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 감명 받아 모델로 삼았다”며 “강 감독에게 ‘전쟁 영화를 제작하고 싶은데 할리우드 스태프를 쓰면 좋겠지만 그만한 돈이 없다’고 솔직히 말씀드렸더니 강 감독이 ‘걱정할 것 없다. 한국 스태프가 도와주겠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말했다.

특수효과, 특수분장, 미술감독, 음향효과 등 4개 부문 25명의 한국 스태프가 이 영화에 참여했다. 영화의 사운드 후반 작업도 한국에서 이뤄졌다. ‘집결호’에 참여한 한국의 영화 스태프는 현재 중국에서 촬영 중인 우위썬(吳宇森) 감독의 영화 ‘적벽’에도 기술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펑 감독은 “한국의 영화 스태프와 함께 작업하면서 아시아에도 이런 영화인들이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며 “아시아인들이 힘을 합친다면 할리우드는 물론 세계 어느 곳과 경쟁해도 부끄럽지 않은 훌륭한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폐막까지 총 64개국의 영화 275편이 상영되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전 세계 17개국에서 총 140여 개의 언론매체가 뜨거운 취재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아랍계 위성방송사 ‘알자지라’도 처음으로 참여해 한국과 아시아 영화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 예정이다.

부산=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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