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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14일 1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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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활동하다 최근 정규 6집 앨범을 낸 포지션(본명 임재욱·32)이 최근 잇달아 터지는 연예계의 안타까운 소식에 이같은 생각을 전했다.
그는 “일본에서 생활이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 새 앨범에서 성숙해지는 데 도움이 됐던 것처럼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순간의 괴로움일 수 있다”며 “즐거운 순간은 추억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아이 러브 유’ 역수출에 자신감을 갖고 현해탄을 건넌 그는 1995년 가수 데뷔 후 처음으로 쓴맛을 봤다. 기대했던 반응은커녕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다. 인기로 먹고사는 연예인에게 힘든 시간이었지만 스스로 선택한 길(일본행)에 후회는 없었다.
“솔직히 제가 가수 생활을 배고프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선 모든 걸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죠. 처음 건너갈 때의 자만심이 민망해지고 저 자신을 질책하면서 차츰 현실을 받아들였습니다.”
언어와 문화부터 배워간 그는 일본 생활 1년 만인 지난해 4월 도쿄 시부야에서 쇼케이스를 열었다. 그는 “가사를 겨우 읽는 수준에서 열린 행사라 내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1년이 지난 지금은 일본어를 더 배웠기 때문에 5월에 나올 일본 싱글앨범은 감정표현이 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포지션은 “일본에 간 것은 엔화를 벌기 위한 이유도 있었고 내 자신의 성공을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3년은 더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자신의 ‘포지션’을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
대화는 자연스레 최근 일본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엔화를 벌기 위해 왔느냐”라는 말을 들은 동방신기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엔화를 벌러왔다는 지적은 아무 것도 아니에요. 일본에서 출연자를 학대하는 방송은 엄청 많습니다.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습니다. 그쪽 문화로 받아들이면 되죠. 괜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확대해석하면 그들에게 지는 거라고 봐요.”
그는 일본의 자극적인 문화를 우리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이 한일간 문화 교류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는 것보다 무의식적으로 ‘너희들이 떠들어봤자’라며 무시해야 그 사람을 이기는 겁니다. 실제로 독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살고 있잖아요. 굳이 우리 것이라고 선을 긋는다면 우리 문화가 수출이 안 되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정기철 스포츠동아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임진환 스포츠동아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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