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TV영화/30일]‘팜비치 스토리’ 외

  • 입력 2005년 10월 29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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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비치 스토리’
‘팜비치 스토리’
◆ 팜비치 스토리 〈EBS 오후 1:50〉

영화는 톰과 제리의 결혼장면으로 시작된다. 결혼이 끝나고 “그래서 두 사람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랬을까요?”라는 자막이 뜬다.

대개의 로맨스 영화나 코미디가 좌충우돌의 과정을 거쳐 결국 결혼에 이르는 해피엔딩으로 맺어진다면, ‘팜비치 스토리’는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물론 “정말 그랬을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운명의 여자라고 생각해서 결혼했지만 톰과 제리 부부에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발명가인 남편이 거의 돈을 못 벌기 때문.

해프닝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내인 제리가 돈 많은 남자와 재혼해서 부족한 돈을 충당할 계획을 세우는 데서 비롯된다. 아내 제리가 부자들이 모인다는 플로리다의 팜비치로 가게 되는 것도 이 때문.

결국 재벌 3세가 제리에게 관심을 보이고 결혼까지 원하면서 이야기는 심각해지고, 남편 톰이 팜비치로 아내를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점점 복잡해져 간다.

결혼에 대한 단순 코미디 같지만 영화는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혼돈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돈을 탕진하는 데만 정신이 팔린 부유층에 대해 풍자적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차 안에서 크래커를 던지며 클레이 사격 놀이를 하는 신사들의 모습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제발 그만두라는 주방장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그저 재미있어서 사격을 지속하는 모습은 윤리적 모습과 거리가 먼 당시 부유층의 모습을 보여준다.

흑백영화로서 독특한 재미를 선사해줄 만한 작품이다. ★★★★

◆ 하이랜더4〈SBS 밤 12:55〉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는 스코틀랜드 불멸의 전사 하이랜더 시리즈의 4번째 이야기. 크리스토퍼 램버트의 음울한 매력과 함께 TV 시리즈의 인기를 업고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흥행이나 비평에서 모두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도 무념무상의 마음으로 본다면, 스코틀랜드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숀 코너리의 매력과 만화적 상상력에 가까운 단순한 선악 이분법, 그리고 잔혹한 액션 장면이 주는 즐거움이 뇌의 피로를 덜어 줄 듯. ★★

강유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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