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찾사’ 개그맨 14명 소속사 집단 탈퇴 파문

  • 입력 2005년 5월 11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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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 출연 인기 개그맨들이 ‘이면계약’ 무효를 요구하며 소속사와 결별을 선언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웃찾사’ 출연 개그맨 14명과 소속사 스마일매니아 박승대(朴承大) 사장은 11일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누리꾼(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노예계약 아니냐’ ‘무명시절 뒷바라지에 등을 돌리는 행위’라는 찬반양론이 비등하다.

▽회견 공방=윤택 김형인 김태현 등 스마일매니아 소속 개그맨 14명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공정 이면계약을 강요한 스마일매니아와 신뢰가 깨져 더 이상 일할 수 없다”며 “방송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SBSi, 스마일매니아와 공동 전속계약을 했으나 스마일매니아가 지난해 6∼9월 연기자별로 계약 기간 10∼15년에 계약금은 받지 않는 조건의 이면계약 체결을 요구했다는 것. 윤택은 “계약하지 않으면 방송 출연을 금지시키겠다고 강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대학로 박승대홀에서 회견을 갖고 “강요 없이 상호 합의에 의해 계약을 했다”며 “그러나 소속 개그맨이 원하는 대로 계약을 수정하겠으며 결별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주장했다.

▽파장=개그계에선 이번 사태가 언젠가 곪아터질 사안이었다는 분위기다. 스마일매니아 소속이었던 박준형 등 ‘갈갈이 패밀리’도 2003년 비슷한 이유로 박 사장과 결별했다.

한 중견 개그맨은 “출연료 등 수입을 본인 30%, SBSi 35%, 스마일매니아 35%로 나눠 갖는 열악한 상황에서 이면계약까지 한 것에 대해 쌓였던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그계에 불공정 계약이 횡행하는 것은 개그 전문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방송에 출연하지 않고는 개그맨으로서 성공할 수 없기 때문. 스마일매니아 측은 “현재 100명 가까운 개그맨 지망생을 관리하는 데 드는 제반 비용이 월 5000만 원”이라며 “지망생 중 일부가 성공해 수익을 내도 남는 게 없어 계약금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개그맨은 “개그맨은 아이디어 하나에 승부를 걸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 운운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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