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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0일 1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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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일은 m.net의 쇼 프로그램 ‘쇼킹 엠’의 가수들을 대기실에서 인터뷰하는 것이다. 그러나 격식있는 인터뷰가 아니다. 장단지는 할머니 차림새를 하고 나왔다가 가수들로부터 구박을 당하기도 하고, 인터뷰 도중 열성팬에게 머리채를 잡혀 끌려가는 모습을 연기하기도 한다.
남자 가수들은 이를 두고 “단지는 남자다” “단지도 외로움을 타느냐”고 놀리기도 한다. 소녀팬들 사이에서는 “(못생긴) 단지 언니가 가수 오빠들을 인터뷰하면 마음이 놓인다”는 말도 나온다.
장단지의 매력은 ‘감정 100% 웃음’이다. 그는 웃을 때 감정을 하나도 남김없이 쏟아 붓는다. 웃을 때면 작은 눈이 초승달로 변해 보이지 않을 정도지만 팬 카페에는 “웃는 모습이 귀엽다”라는 글이 유독 많다.
19일 서울 세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웃을 때마다 이마가 테이블에 닿을 정도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인천 출신인 그는 2001년 고교 1년 때 연예기획사를 직접 찾아가 데뷔했다면서 “남들은 길거리에서 픽업된다는데…”라며 웃는다. 이후 CF와 잡지 모델로 활동했고 올 1월 VJ가 됐다.
데뷔 후 그는 마음 고생도 많이 했다.
“첫 CF 촬영 때였어요. 화장도 하고 옷도 차려입고 촬영장에 갔는데 메인 모델보다 더 튄다고 화장을 다 지우라는 겁니다. 어찌나 서럽던지….”
올해 초 SBS 공채 탤런트 시험에 응시했다가 “개그나 하지 여기는 왜 왔느냐”는 말도 들었다.
2년 전 성형외과를 찾아가기도 했다. 의사는 장단지의 얼굴을 차근차근 뜯어본 뒤 “답답하긴 한데, 보다보니 귀엽네. 고치면 너무 평범해질 테니 잘 생각해 봐라”라고 말했다. 장단지는 그냥 돌아섰다.
그러나 장단지는 이제 ‘거울 보기’가 취미일 정도로 외모에 대해 불만이 없다. 개성으로 외모를 이겨냈기 때문이다.
“쇼핑몰 CF 촬영 때 미남 미녀 모델 사이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느꼈어요. 맘대로 해봐도 되겠느냐고 허락을 받은 뒤 ‘왕따’ 콘셉트로 갔어요. 다른 모델들은 우아하게 밥 먹고 있는데 와인병 들고 취한 척 했어요. 오히려 제가 더 튀었죠.”
왕따 콘셉트에 이어 지난해 ‘얼짱’ ‘몸짱’ ‘춤짱’의 팻말을 들고 있는 모델 사이에 장단지가 ‘?짱’으로 나온 광고도 있었다.
‘쇼킹일기 플러스’의 김용범 PD는 “단지는 ‘내숭’이 없어 부담없이 볼 수 있다”며 “단지처럼 외모보다 끼가 많은 연예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을 보면 연예인을 보는 눈이 다양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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