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학/출판]VJ특공대 ‘비디오 특종’ 촬영 뒷얘기 책으로

  • 입력 2004년 2월 2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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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을 갔던 VJ(비디오 저널리스트)가 사무실에 오자마자 카메라를 들고 편집실 한구석으로 숨어들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본래 욕탕 안이 만인평등지대라 옷을 입고는 들어갈 수 없다기에 알몸으로 촬영을 했는데, 사방에 거울이 있는 것을 깜빡했다는 것이었다. 짖궂게 카메라를 빼앗았지만, 이미 카메라를 든 나체 VJ는 지워진 상태였다….’

2000년 5월 첫 방송돼 4년 가까이 방영되고 있는 KBS2 ‘VJ 특공대’(금 밤 9·50). 6mm 다큐 프로그램이지만 평균 25%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이 프로그램의 제작과정이 ‘6mm 전사들 세상을 만나다-VJ특공대’(도서출판 한국시네텔)란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VJ란 기획 촬영 편집까지 전 제작과정을 혼자 도맡아 하는 비디오 저널리스트. 최근에는 VJ 전문 교육기관도 있지만 초기에는 대부분 경력 PD들이 6mm 카메라를 들고 VJ로 나섰다. 그러나 작업과정이 힘들어 1년도 안돼 떨어져 나간 이들이 대부분. ‘VJ특공대’의 저자 이미애씨(허브넷프로덕션 대표)는 “VJ의 덕목은 돌파력”이라며 “금줄을 치고 못 들어오게 하는 성역을 뚫고 생생한 현장을 잡아내야 진정한 VJ특공대”라고 말했다.

책에는 ‘VJ특공대’의 출연자를 섭외하기 위한 VJ와 작가들의 눈물겨운 촬영 뒷얘기가 담겨있다. 여탕 ‘때밀이’를 취재하기 위해 엄마와 이모까지 손님으로 섭외한 작가, 김밥집 할머니의 수십 년 노하우를 취재하기 위해 1주일간 김밥을 포장하고 배달하며 할머니를 설득한 VJ, ‘유리방’과 ‘전화방’에 몰래카메라를 들고 위장 취업한 여성작가, 강력반 형사들과 함께 20일간 잠복하며 조폭 두목 잡는 현장에 뛰어든 남자 VJ 등.

이씨는 “양복을 벗어던지고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다큐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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