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유명 방송인 총선行…방송과 정치 ‘通했나’

  • 입력 2004년 1월 15일 18시 26분


4월15일 총선을 앞두고 인지도 높은 연예인과 앵커, 아나운서, MC, 기자 등 방송계 인사들에 대한 정치권의 영입계획이 본격화하고 있어 ‘미디어 정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KBS 아나운서 이계진씨(강원 원주)와 SBS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의 MC 한선교씨(경기 용인을), KBS 스포츠 캐스터 출신 최동철씨(강원 춘천)는 한나라당으로 총선에 출마할 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은 신은경 전 KBS 앵커를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KBS 보도본부장 출신 류근찬씨는 자민련 후보로 출마할 예정.

MC인 이상벽 임성훈씨, 임성민 전 아나운서, 시사토론 진행자인 박찬숙씨에 대해서도 각 정당의 영입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MBC 엄기영 뉴스데스크 앵커와 손석희 아나운서 부장은 각 당의 ‘러브콜 세례’를 받고 있지만 ‘불출마’ 의지를 명확히 한 바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의 경우 MBC 앵커 출신의 정동영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된 데다 최근 MBC 경제부장 출신의 박영선씨가 선대위 대변인으로 나서 ‘당의 얼굴’이 모두 MBC 출신으로 꾸려지는 바람에 ‘방송과 정치’가 오버랩 되는 양상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엄기영 앵커는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는 ‘공정 객관 중립’이란 가치를 최우선시 해야 하는 데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이 어느 한 정파나 정당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돌아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인지도 높은 방송인을 바로 정치에 끌어들여 쓰려고 하는 정당들도 금도를 무시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KBS의 한 아나운서도 “이번에는 기자나 앵커 뿐 아니라 연예오락 MC 등 정치권의 손길이 무차별적으로 뻗치는 것 같다”며 “정치권이 이념이나 정책과 상관없이 방송인들의 인지도만 이용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우룡 한국외국어대 교수(신방과)는 “비디오형 인물을 선호하는 ‘미디어 정치’는 지식, 경력, 경륜, 비전, 리더십 등 본질보다 인기와 지명도만으로 후보를 선출하는 함정에 빠질 우려가 있다”며 “이는 정치와 방송의 신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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