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방사된 반달곰아, 자연에 잘 적응하고 있니

  • 입력 2003년 11월 11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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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이 3여년만에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SBS는 지리산 반달곰 복원 프로젝트를 10년 동안 장기 자연 다큐로 제작하고 있다. 사진제공 SBS
2001년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이 3여년만에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SBS는 지리산 반달곰 복원 프로젝트를 10년 동안 장기 자연 다큐로 제작하고 있다. 사진제공 SBS
3년 전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그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15일 방송되는 SBS 자연다큐 ‘2003 지리산 반달곰 이야기’는 멸종 위기에 놓인 반달가슴곰 생태 복원을 위한 3년간의 기록이 고화질(HD) 화면으로 생생하게 펼쳐진다.

‘반달곰 복원 프로젝트’는 2001년 환경부와 SBS,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함께 반달곰 생태 복원을 위해 새끼 반달곰 4마리를 훈련시켜 지리산에 방사한 프로젝트. 그러나 막내는 등산객들을 따라다니며 먹이를 구해 먹는 바람에 야생 적응에 실패했고, 암컷 반순이는 잘려진 발신기 목걸이와 함께 사체가 발견돼 올무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제 남은 반달곰은 장군이와 반돌이란 이름의 수컷 두 마리. 사춘기에 접어든 장군이와 반돌이는 몸무게 60kg 정도로 건강하며, 각각 독립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장군이는 먹을거리가 없는 초여름 산속에서 양봉하는 꿀을 건드리기도 했다. 장군이는 다른 곰 한 마리와 함께 빈 암자에 나타나 부처님 제단에 놓여 있던 사과와 우물에 담가놓은 김치통까지 뒤져 먹은 흔적이 발견됐다. 제작진을 흥분시킨 것은 암자에 나타난 곰 두 마리가 장군이와 반돌이 형제가 아니었던 것. 한 마리는 발신기를 단 장군이가 분명했는데, 발신기 추적결과 반돌이는 전혀 다른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장군은 지리산에서 살고 있는 야생 암곰을 만난 것일까. 제작진은 주변에서 곰 털을 채취해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다.

유영석 PD를 비롯한 제작진 5명은 2년간 산 속에서 장군이와 반돌이를 찾아다니며 이들의 생태와 동면에 얽힌 비밀을 취재했다. 곰은 동면(冬眠)하는 동안 거의 배설하지 않고도 몸에서 생성되는 노폐물인 요소를 단백질로 되돌리는 방법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곰은 8월쯤 교미해 수정란이 형성되지만 착상은 몇 달 뒤 동면 중에 이뤄져 출산을 미룬다.

유 PD는 “곰 출산 때의 ‘착상지연’과 동면의 비밀을 밝혀낸다면 불임부부와 신부전증 환자들에게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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